[the L]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최대 규모 영유아 피해

특정 브랜드의 유아매트를 이용한 아기들에게 원인 불명의 호흡기 및 피부 질환이 나타나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신고된 피해아동만 약 30여명으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고 이후 단일 영유아 피해 사건으론 최대 규모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최근 유아용품 판매업체인 A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업체는 유아매트 하자로 이를 이용한 아이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를 받고 있다. 수백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혐의다. 검찰은 최근 피해자 조사를 마치고, 해당 업체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 중이다.
A사는 그동안 수입산 신소재 B원단을 이용해 만든 아기용 수면조끼·에어매트·담요 등 28종을 판매해왔다. 이 원단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우주복 제작을 목적으로 만든 온도 조절 신소재로, 주로 아웃도어류나 기능성 정장 등 의류에 사용된다.
A사는 해당 제품들이 아기 몸에서 열이 발생하면 이 신소재 원단이 열을 흡수해 보전하고, 추울 때는 열을 방출해 체온을 조절한다고 홍보해왔다. 이 때문에 해당 제품들은 영유아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해당 소재를 이용한 에어매트 제품에서 흰 가루가 떨어지고 영유아 피부에 직접 닿은 부분에서 심한 발진이 발생하는 등 원인 불명의 피해가 잇따랐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 제품 이용자들로부터 원인 불명의 호흡기 및 피부 질환을 포함해 총 90건의 피해사례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영유아로 신원이 확인된 경우만 30여건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 이후 가장 많은 영유아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제품이 안전 기준에 부합함에도 피해 원인이 불명확해 우선 제품의 사용자제 권고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인 김민규 법무법인 조율 변호사는 "제조업체는 영유아의 피부에 원단이 직접 닿지 않도록 제품을 제조했어야 한다"며 "제품이 영유아들의 피부와 직접 맞닿도록 하는 등의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번 사고가 A사의 과실에 따른 것일 경우 해당 업체가 주된 제품 이용자인 영유아들의 상해를 예상할 수 있었는지, 최소한의 안전의무조치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해당 업체는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국내 어린이 안전인증 검사를 모두 통과했기에 의심없이 판매했다"며 "이미 기존에도 사용되는 원단이어서 가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유 불문하고 적합한 절차에 따라 리콜, 환불 처리하고 끝까지 책임을 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역학조사에 나선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곧 해당 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