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적폐 재건축비리 ④-3]<솜방망이 처벌>전문가들 "전담 수사팀 만들어야"

재건축(재개발 포함)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할 수사당국이 능력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전문가들은 경찰 전담 수사관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23일 이영민 주거환경연합 정비사업지원단장은 "기본적으로 경찰에는 재건축 비리를 깊이 있게 다룰 수사관이 거의 없다"며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령을 숙지한 수사관 수는 한 손에 꼽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업계 전문가인 이 단장은 최근 관심을 모은 재건축 비리 수사들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
전문 수사관이 부족한 탓에 경찰은 불법 행위자들의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단장은 "비리는 대부분 용역 계약 과정에서 벌어지는데 현재 수사 방식으로는 정상 거래로 보이는 불필요 계약, 부풀려진 계약, 허위 계약 등을 잡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경찰서에 '건설비리 수사팀' 식의 전담 조직을 만들면 수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 단장의 생각이다. 이 단장은 "조합 등이 인허가 과정에서 각종 서류를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찰 전담팀에도 내도록 하면 그 자체만으로 감시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을 지휘하는 검찰은 재건축 비리에 대한 수사 의지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비리를 조합원들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검사가 많다는 평가다.
재건축 비리 수사에 밝은 차장검사 출신 A변호사는 몇 년 전 한 사업장 조합원의 소송대리인으로 나섰다가 후배 검사로부터 묘한 시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A변호사는 "부정부패와 비리가 얼룩진 사건이었지만 검찰에서는 개인 간 이전투구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고 밝혔다.
돈이 나오는 창구인 대형 건설사들을 처벌하는 쪽으로 수사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전직 검찰 수사관인 김상윤 저스티스파트너스(건설 컨설팅업체) 대표는 "검찰은 현재 뇌물 범죄에만 수사력을 쏟는 경향이 있는데 공무원으로 취급되는 조합 임원만 큰 처벌을 받고 상대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건설업자들은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며 "업자들을 강력히 처벌하기 위해 횡령 수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사 기법상 횡령을 캐면 뇌물은 따라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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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처럼 전국 주요 검찰청들을 총동원해 대대적 수사를 다시 한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도시및지역계획학과 교수는 "국토교통부 등에 특별사법경찰 제도를 도입해 초기부터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건축 비리의 유형이 매우 다양한 만큼 검찰(뇌물 등 특수수사)과 경찰(폭력 등 민생수사), 특별사법경찰(서류위조 등 인허가 관련 수사) 등의 각각 특화된 분야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