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한국 변호사들 "환경 공익소송, 시도 자체로 의미"…중국 변호사들 "중국법원, 반려 가능성 높다"

최근 미세먼지 수치가 역대 최고치에 달하면서 주원인 중 하나인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치·외교적인 방법도 마련되고 있지만,'소송'이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반 여론은 물론이고 법조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4월 환경재단 등이 미세먼지 소송단을 꾸려 한국·중국 두 정부를 '피고'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두 나라 모두 미세먼지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국민이 피해를 보았다며 1인당 300만원씩 2억7000만원 가량을 위자료로 청구했다.
당시 중국 정부가 한국 법정에 서게 되는지에 큰 관심이 모였다. 우리 법원이 소가 제기됐으니 재판에 참여하라는 의미로 소장부본을 중국 정부에 송달했지만 결국 중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국제법상 중국 정부가 타국 법원의 피고가 될 수 없고, 주권 침해라는 게 중국 측 논리였다.
지난해 5월 관련 국민청원이 28만명에 도달하자, 김혜애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은 "국제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국제법 위반인지 분명해야 하고 인과 관계도 과학적으로 규명되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관련 국제 조약도 없고 한·중 양국 정부가 합의한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근거가 미약한 상황에서 '국제소송'으로는 어렵단 결론이다.
그렇다면 아예 '중국 법원'에 한국 피해자가 직접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은 어떨까.
중국 정부가 한국 법원에 대해선 '무시'전략을 쓰고 있어 차라리 중국 현지 법원에 직접 '소장'을 제출할 경우엔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관심이 크게 모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 법률가들은 일단 시도해 볼만 하다는 설명이다. 이필우 변호사(입법발전소)는 "승소라는 결론을 받아내는 건 사실상 어려울 수는 있지만 최소한 중국 정부에 문제제기를 한다는 면에선 중국법원에 직접 소를 제기하는 게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 공익소송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에 피해를 호소하고 싶은 소송인단이 모인다면 직접 중국법원에 소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로펌의 중국 사무소 대표를 했던 변호사도 "중국이라는 풍토의 특성상 어렵겠지만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취지로 시도자체에 의미를 두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반면 중국 변호사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시도는 해 볼 수 있지만, 법원에서 접수를 받지 않고 반려할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국내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3명의 중국 변호사에게 자문한 결과, 3명 모두 중국 법원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사회주의제도의 특성상 사법기관이 국가권력기관의 산하에 위치하는 정치·사법체계가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소송의 '내용'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이라면 공산당과 정부가 사법기관에 앞서는 중국에선 소장 접수 자체를 꺼릴 것이란 예상이다.
'형식'면에서도 거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중앙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면 일반 지방법원이 아닌 베이징 소재 중급 혹은 고급법원에 제출해야 하는데, 민사소송법에 관련 규정이 없어 법원이 일단 서류를 받더라도 반려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행정소송으로 하려고 해도 지방 정부인 성(省)급 정부까지는 관할 관련 규정이 있지만 중앙 정부에 대해선 아예 관할 규정 자체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인이 한국 내에서의 피해 사실을 중국 법원에 가져간다면 '관할권 없음'을 이유로 사건 접수를 꺼릴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