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法 "협력업체 원가부당행위 근거로 주계약업체 이윤율 삭감은 지나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테크윈, 이하 한화에어로)가 불이익 처분이 부당하다며 정부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다. 한화에어로는 자사 협력업체의 원가부정행위를 이유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방산물품 계약시 백억원대 이윤율을 삭감당하는 등 방위사업청의 제재 처분을 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3민사부는 방산업체의 계약에 적용되는 경영노력평가점수 삭감 및 이에 근거한 계약대금 삭감 등 방위사업청의 처분이 위법하다며 한화에어로가 정부를 상대로 낸 이윤금삭감금지청구소송 1심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판결 인정사실 등을 종합하면,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자주포 외주정비 및 장갑차 외주정비 계약 10여건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주했다. 당시 한화는 자주포 정비에 필요한 잠망경과 사격통제시스템 등을 A시스템으로부터 공급받는 등 협력업체들로부터 일부 부품을 공급받았다.
현행법상 방산업체의 영업이익 규모는 정부(방위사업청)에 의해 결정된다. 방위사업청은 매년 방산업체가 얼마나 영업이익을 가져갈 것인지 '이윤율'을 정해 개별 업체에 통보하는데, 납품 기업이 중소기업인 경우 이윤율에 일부 가산이 이뤄진다.
문제는 지난 2012년 방위사업청이 관련법 개정으로 한화의 협력업체들에 '중소기업 가산율'이 더해진 이윤율을 새롭게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정작 이 이윤율에 중소기업 가산율이 더해졌다는 표시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몰랐던 한화의 협력업체들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통보받은 수치에 스스로 중소기업 가산율 50%을 이윤율에 재적용한 원가자료를 만들어 정부에 제출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정부는 2017년 한화 협력업체들이 가산율을 중복 계산해 원가부당행위로 이윤을 더 챙겼다며 입찰참가자격제한 등 제재 조치를 했다. 주 계약업체인 한화에어로 역시 협력업체들의 원가부정행위를 이유로 향후 3년간 경영노력보상점수가 20점 깎이는 불이익을 받았다. 이같은 처분이 내려지는 과정에서 한화의 고의·과실에 대한 심사는 없었다.
3년간 경영노력보상점수가 20점 감점될 경우 물품 원가의 약 2%에 해당하는 이윤율이 깎인다. 깎인 이윤율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화가 정부와 체결하는 방산원가대상물자 계약대금 뿐만 아니라 기존에 체결했지만 아직 정부가 한화에어로에 정산해주지 않은 한국형전투기체계개발, 전술함대지유도탄 등의 계약대금 지급에도 적용된다. 업계는 이윤율이 깎여 한화가 잃은 이윤규모를 백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협력업체의 원가부정행위에 관여한 바 없음에도 한화에어로의 점수와 계약대금을 깎은 처분은 위법하다며, 이윤율 삭감을 금지해달라는 청구였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한화에어로가 협력업체의 원가자료를 포함해 진정한 원가자료를 제출할 의무를 부담하며, 실제로 한화에어로가 방사청에 협력업체 원가자료를 최종적으로 제출한 이상 원가부정행위의 직접 가담자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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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심 법원은 한화에어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한화에어로가 협력업체의 원가자료를 포함해 정당한 원가자료를 제출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이같은 사정만으로 한화에어로에 '허위 원가자료 제출'에 대한 과실을 넘어 허위라는 주관적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한화에어로의 청구를 전부 인용했다.
그 동안 한화에어로는 방위사업청 처분으로 인해 2017년 이후 물품대금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한 금액을 정부에서 지급받아 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한화에어로는 그 동안 공제당했던 물품 대금을 국가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한화에어로는 돌려받게 되는 해당 이윤규모는 공시사항이라며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