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8개월' 다크웹 사건…여가부 "국민요구 부응" 양형기준 설정 요청

'고작 18개월' 다크웹 사건…여가부 "국민요구 부응" 양형기준 설정 요청

한고은 기자
2019.11.25 15:46

대법 양형위에 의견서 제출 "잠재적 범죄자 예방해야"…이정옥 장관-김영란 양형위원장과 12월초 면담 예정

미국 법무부에서 공개한 다크웹 아동음란물 사이트 화면. 현재는 폐쇄. /사진=미국 법무부
미국 법무부에서 공개한 다크웹 아동음란물 사이트 화면. 현재는 폐쇄. /사진=미국 법무부

여성가족부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 관련 양형기준을 설정해달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최근 다크웹에서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적발된 한국인 운영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놓고 국민적 공분이 거세게 일면서 정부부처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25일 여가부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 14일 양형위원회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양형기준 설정을 요청했다.

머니투데이가 확보한 양형기준 설정 의견서 요지에 따르면 여가부는 "최근 소위 '다크웹 아동포르노 사이트' 사건을 통해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 관련 범죄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사회적 공분이 커진 바, 관련 범죄를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3일 만에 20만명 이상의 지지를 얻는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가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 경찰청과 미국 법무부 등은 국제수사공조를 통해 다크웹에서 운영중이던 아동음란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elcome to video)' 운영자와 이용자 310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용자 중 223명은 한국인이었다.

사이트 운영자 손모씨는 1심에서 집행유예, 2심에서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며 내년 4월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이트에서 아동음란물을 1차례 내려받고, 시청 목적으로 1차례 접속한 협의로 징역 70개월과 보호관찰 10년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사례에 비춰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합당한 처벌을 원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접수됐고, 청원이 마감된 지난 20일 기준 30만6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양형기준 설정시 처벌 예측가능성 높아져…잠재적 범죄자 예방 기능

'솜방망이' 처벌은 양형기준이 없다는 문제에서 비롯된다. 재량에 따라 가중·감경이 이뤄지면서, 재판부에 따라 처벌이 들쑥날쑥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여가부는 의견서에 "양형기준 설정시 범죄에 대한 처벌 예측가능성이 보다 상세해져 잠재적 범죄자들로 하여금 해당 범죄에 가담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능을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진 범죄 유형인 만큼 향후 보다 적극적인 경찰 수사와 기소 또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올해 6월 디지털 성범죄를 양형기준 설정 범죄로 정하고, 세부 내용을 검토중이다. 양형위는 디지털 성범죄 관련 양형기준을 임기 전반기 내에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양형위원회가 양형기준을 설정하기로 한 디지털성범죄는 성폭력처벌법 제13·14조에 규정된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범죄다.

여가부는 여기에 아청법 11조에 대해서도 양형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양형기준은 양형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정하는 것이지만 아청법에 대한 양형기준이 설정돼 법적 판단의 재량권이 국민 법감정에 좀 더 익숙해지고, 객관적일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아청법 형량 자체를 높이는 관련법 개정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12월초 김영란 양형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디지털성범죄 전반의 양형기준 설정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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