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확인에도 "우한 입국 교인 없다"는 신천지, 왜?

정부 확인에도 "우한 입국 교인 없다"는 신천지, 왜?

정경훈 기자
2020.03.04 05:30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89) 총회장이 자신의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89) 총회장이 자신의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 12월 이후 우한에서 들어온 신도는 없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2일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 공식 조사를 뒤집는듯한 발언을 내놨다. 신천지 신도 중 '코로나19 감염증'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사람이 없다고 한 것이다.

기자회견 시점이 약 42명 신천지 교인이 우한에서 입국했다는 정부 발표 이후라 "신천지가 또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 신천지 교인 42명 우한 방문…최초 전파 의심자도 파악중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1월8일 입국한 신천지 교인 2명 중 1명이 2월 하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방대본이 "2월 말 확진 난 해당 환자는 국내 신천지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교인 사이 감염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지만 우한에서 입국한 신천지 신도는 존재한다.

기자회견 전부터 A씨 외 우한에서 입국한 신천지 교인은 다수로 파악됐다. 지난달 29일 법무부는 "지난해 7월 이후 신천지 교인 약 24만명 출입국 기록 조사 결과 42명이 우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질본도 "지난해 12월 초, 1월 중순·말 입국자를 중심으로 분석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신천지 "우한 입국 교인 없다"…"우한 교회 한국인 자체가 없어"

그러나 신천지 교단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인의 우한 방문 가능성을 일축했다. 발표를 맡은 신천지 총회 해외선교부장은 "신천지 해외 성도 3만3000여명 가운데 우한 성도는 357명"이라며 "자체 파악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우한에서 입국한 교인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중 356명이 중국인이고 1명은 라오스 국적으로 한국인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우한으로 성도가 다녀온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해외선교부장은"우한 신천지 교회가 2018년 6월15일부터 해당 지역 모든 예배당을 폐쇄하고 모임을 중단했다"며 "혹여 국내 성도가 우한으로 가도 예배를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행방이 묘연했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이만희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두 차례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며 사과했다.회견을 마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고, 총 3개의 질문만 받고 퇴장해 취재진의 원성을 샀다.한편, 이만희 총회장의 손목에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시절에 제작된 시계가 포착돼 화제가 됐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행방이 묘연했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이만희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두 차례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며 사과했다.회견을 마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고, 총 3개의 질문만 받고 퇴장해 취재진의 원성을 샀다.한편, 이만희 총회장의 손목에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시절에 제작된 시계가 포착돼 화제가 됐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는 신천지가 예배 모임을 중단한 이유로 중국 정부가 2018년부터 시행한 '종교사무조례'를 들었다. 이 조례는 중국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예배 등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적발시 한국 돈 3500만원 상당의 벌금 등을 물린다.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만이 아닌 기독교 등 종교 선교를 겨냥한 조치로 종교 모임 장소를 제공한 자도 벌금에 처하는 등 강력한 내용을 포함한다.

신천지측은 정부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외선교부장은 "신천지는 행정 전문 집단이 아니라 종교 단체"라며 "부족한 행정력으로 교인 출입국을 일일이 파악하지 못할 수 있으니 정부에서 우리가 알지 못한 부분까지 파악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 중대본에 건넨 '신천지 교인 출입국 자료'는 개인의 출입국 기록을 고스란히 파악한 것"이라며 "질본이 1월 입국한 우한 교민을 슈퍼확진자로 추정하듯 입국자가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 전했다. 다만, 12월 이후 우한과 한국을 왕래한 신천지 교인 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단 전문가들 "또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나" 문제의 죄의식 불감증

기독교 학자 등 이단 종교 전문가들은 신천지의 '거짓말 습관'과 위기의식이 작용해 증거가 나와도 부정하는 모양새라 분석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학교 신학과 교수는 "우한 입국 교인이 없다는 말의 동기를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다"면서 "평소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그들의 '죄의식 불감증'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탁지일 교수는 "신천지는 문제에 직면하면 웬만한 증거는 인정하지 않고 실상이 완전히 탄로 날 때까지 진실을 숨기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지목된 지금은 자기보호를 위해 이미 발표된 공식 사실도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덕술 한국기독교이단상담협회 서울상담소장은 "현재로서는 신천지가 '우리는 한국 소재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 본 사람 수는 파악해도 한국 자체에 입국한 교인까지 파악하지 못한다'며 둘러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천지에 "우한 입국 성도 없음" 발언 이유를 재확인하기 위해 3일 교단 관계자와 연락해 질문지를 전달했으나 답변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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