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못가 집에서 심정지'…코로나 국내 사망자 33명 살펴보니

'병원 못가 집에서 심정지'…코로나 국내 사망자 33명 살펴보니

한민선 기자
2020.03.05 06:00

[MT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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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입원 중인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21일 오후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입원 중인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9일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약 2주 동안 33명의 환자가 숨졌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로 확인된 가운데 33번째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없던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후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격리 중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감염자 관리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오전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33명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5328명으로 국내 환자 대비 사망자를 뜻하는 치명률은 0.7%를 기록했다.

전세계 치사율에 비해 2.7%p 낮은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치사율이 초기 예상보다 높은 3.4%라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9만893명, 사망자는 311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33명 살펴보니...'고령+기저질환'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4일 오전 기준 사망자들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 1명 △40대 1명 △50대 5명 △60대 8명 △70대 12명 △80대 이상 6명이다. 가장 나이가 적은 사망자는 35세(11번째 사망자), 나이가 많은 사망자는 93세(15번째 사망자)였다. 남성은 20명, 여성은 13명이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대구와 경북에서 발생했다. 신고 시도를 기준으로 24명이 대구에서 사망했으며 경북(7명), 부산(1명), 경기(1명) 순이었다.

청도대남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코로나19 최초 사망자를 포함해 모두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대구지역 사망자 가운데 4명은 신천지 교회 신도이고, 1명은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사례로 파악했다.

33명의 사망자 중 32명은 모두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 청도대남병원 관련 사망자들은 모두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다른 사망자들도 고혈압, 당뇨, 만성간질환, 암, 치매, 기관지염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과거에 수술을 하는 등 이력이 있었다.

'33번째 사망자' 기저질환 없었다
코레일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KTX 객실 내부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코레일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KTX 객실 내부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하지만 코로나 33번째 사망자로 기록된 67세 여성은 평소 앓던 질병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저질환이 없던 확진자가 사망한 첫 사례다.

방대본 따르면 4일 새벽 1시50분 칠곡경북대병원 음압격리 병동에서 67세 여성 환자가 폐렴으로 숨졌다.

이 환자는 지난달 23~24일부터 기침, 오한 등의 증세를 보였다. 같은 달 25일 대구가톨릭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던 중 지난달 29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달 1일부터 이 병원 음압격리 병동에서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고 연세가 67세지만, 드물게 사망할 수 있는 경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염된 사실도 몰라…사후 검사서 코로나19 확진
4일 오전 전국에서 모인 119 구급대원과 구급차가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임무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오전 전국에서 모인 119 구급대원과 구급차가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임무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스1

사망 뒤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감염 사실을 몰랐다가 병원에 와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도 일부 있었다.

지난 2일 대구에서 27, 28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들은 모두 사후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시28분 심정지 상태로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이송된 79세 여성이 심폐소생술 시도에도 불구하고 숨졌다. 심장질환을 갖고 있던 이 여성은 사후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0시46분에는 대구 가톨릭대병원에서 78세 여성이 사망했다.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을 앓던 이 여성은 상태가 악화돼 병원을 찾았으나 결국 숨졌으며 사후 검사에서 역시 코로나19 양성으로 판명됐다.

자가격리 중 심정지…관리 사각지대 논란
전국에서 모인 119 구급대원들이 4일 오전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보호복과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사진=뉴스1
전국에서 모인 119 구급대원들이 4일 오전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보호복과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사진=뉴스1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자가 격리 중 사망한 사례도 발생했다. 지병이 있는 고령 확진자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건당국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6분쯤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A씨(78·남)가 사망했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49분쯤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수성구 자신의 집에서 입원 대기 중에 있다가 오후 3시54분쯤 쓰러졌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119구급대 도착 당시 이미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에 이송하는 동안 CPR(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 안돼 숨졌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심근경색 스텐트 시술을 받은 A씨는 지병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앓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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