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 후 재결합했다 다시 이혼한 경우, 함께 산 총 기간이 5년 이상이라면 공무원 연금 분할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지난 9일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원연금분할청구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공무원이었던 B씨와 27년 넘게 혼인 상태로 살다 이혼했다. 이후 둘은 재결합했으나 약 3년 뒤 다시 헤어졌다.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원연금 분할연금제도에 따라 B씨가 수령하는 공무원 연금을 분할지급해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A씨와 B씨의 1차 혼인기간은 분할연금제도 시행 전에 이미 종료됐고, 2차 혼인기간은 B씨가 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 중 혼인 기간이 5년 미만이라 A씨에게 분할연금 권리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A씨는 법원에 불복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제도 시행 전 B씨가 공무원일 당시 혼인 기간도 포함해 합산 계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공무원연금법에는 '분할연금 시행 전 배우자 또는 배우자였던 사람이 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을 포함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재판부는 "공무원 퇴직연금에는 임금의 후불적 성격이 혼재돼 있어, 혼인 기간 중 근무에 배우자의 협력이 인정되는 이상 적어도 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볼 수 있다"며 "분할연금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공무원과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자가 이혼하고 일정 연령이 되면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지급받을 수 있게 해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 재직기간 중 동일인과 이혼 후 다시 혼인한 경우라고 해서 초혼 혼인기간에 부부가 공동으로 공무원연금수급권의 형성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며 "단지 이혼으로 인해 혼인기간 연속성이 단절됐다는 이유로 초혼 기간을 제외하는 것은 분할연금제도 취지나 목적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무원인 배우자와 혼인한 후 이혼했다가 재혼하고 다시 이혼한 경우 공무원연금법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에 해당하는지는 원칙적으로 초혼에 따른 혼인기간과 재혼에 따른 혼인기간을 합산해 판단해야 한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서 2차 혼인기간만으로 A씨의 연금분할 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