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도를 의심해 아내가 잠든 사이 카카오톡 대화방을 열람하고 통화 내용을 녹음한 혐의를 받는 40대에게 2심 재판부도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는 1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등 혐의로 기소된 남편 A(47)씨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 및 자격정지 6개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경미한 범인에 대해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때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재판부는 "아내가 잠든 사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입력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열람하고, 친구와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몰래 녹음한 범행의 수법과 내용에 비춰보면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아내가 피고인에 대한 고소 취하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9월 자신의 거주지에서 아내 B(46)씨가 잠이 든 사이 친구 C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열람한 혐의(정보통신망침해 등)를 받는다.
또 녹음이 되는 카메라를 설치한 후 B씨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녹음하고, 아내와 친구의 통화를 휴대전화로 녹음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의 카카오톡을 열어본 A씨는 '늙어서 같이 요양원 가자', 추석에 카카오톡 해도 되는지를 물어보거나 만나자고 약속하는 내용 등을 아내와 C씨의 대화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칫솔에서 락스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또 평소에 보지 못했던 곰팡이 제거용 락스가 두 통이 더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이상함을 느껴 녹음기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음기에는 화장실에서 무언가를 뿌리는 소리와 함께 '안 죽노', '락스물에 진짜 쳐 담그고 싶다', '몇 달을 지켜봐야 되지' 등 혼잣말하는 소리가 담겨 있었다. 또 아내가 친구와 전화 통화하면서 다른 남자와의 성관계 소재로 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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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는 우발적으로 이뤄졌고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다"고 봤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범행에 관한 증거를 확보하고 자신의 신체와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써 녹음 행위의 동기와 목적이 정당하다"며 무죄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