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뇌졸중 환자 사망위험 낮추려면…" 의사가 꼭 맞으라고 한 '백신'

"치매·뇌졸중 환자 사망위험 낮추려면…" 의사가 꼭 맞으라고 한 '백신'

이창섭 기자
2022.08.23 11:18

[인터뷰]이동국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이동국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이동국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기저질환을 동반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은 항상 폐렴과 전쟁해야 합니다."

이동국 대구가톨릭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신경계 질환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적으로 '폐렴'을 꼽았다. 신경계 질환은 뇌졸중, 파킨슨병, 뇌전증 등이 있다. 언뜻 폐렴과 상관없어 보이는 질환들이지만 이 교수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역 사회 획득 폐렴은 신경계 질환자에 새로운 위험으로 대두됐다.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에 걸리면 면역세포 침윤과 활성화로 환자의 면역 조절 능력이 저하된다. 환자는 폐렴 등 감염성 합병증에 취약해진다. 특히 신경계 질환 환자 대부분이 고령층이라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 교수는 "신경계 질환자 대부분이 고령에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아 세균 노출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환자가 입원하면 대부분 누워있는데 이럴 경우 면역력이 더 떨어져 폐렴 발병률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졸중, 뇌혈관질환, 치매, 파킨슨병을 포함한 신경계 질환자를 폐렴 위험군이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뇌졸중 환자의 경우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폐렴에 더 자주 걸리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폐렴을 동반한 뇌졸중 환자가 비동반 환자에 비해 입원 중 사망할 위험이 최대 5.8배에 달한다는 의료계 연구도 있다. 또한 뇌졸중 발병 이후 90일 이내에 사망할 위험은 폐렴이 없는 환자보다 2.17배나 더 높았다. 폐렴 동반 뇌졸중 환자의 장기 입원 위험률은 비동반 환자 대비 11.57배였다.

이 교수는 "환자가 폐렴에 감염되면 생명의 위협을 받아 입원비가 증가하고, 입원 기간도 길어진다"며 "신경과 의사에게도 폐렴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고 강조했다.

이동국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이동국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이런 위험성 때문에 대한신경과학회는 올해 1월 성인 대상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신경계 질환자가 폐렴구균과 독감 등 감염 질환에 대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신경계 질환을 포함해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한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동반한 18세 이상 모든 성인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장했다.

폐렴구균은 지역 사회 획득 폐렴 발병 원인의 69%를 차지한다. 신경계 질환 환자에서 폐렴구균이 검출된 확률은 9.4%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폐렴구균 백신으로 13가·23가 두 종류가 유통 중이다. 대한신경과학회 예방 접종 가이드라인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 이력이 없는 환자에게 13가 백신을 먼저 접종하라고 권고한다.

이 교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이 다당질 백신인 23가에 비해서 면역원성이 우수하고, 폐렴 예방 효과에 더 우월하다"며 "이에 의료진은 13가 백신을 접종받는 것을 유도하며 더 추천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단백접합 방식은 다당질 방식과 달리 면역 기억 세포 반응을 유도한다. 우리 몸에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 기억 세포가 형성되면 균이나 바이러스가 다시 침투했을 때 이에 대항하는 항체가 더 빠르고 강하게 형성된다.

폐렴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성인 1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에서 13가 단백접합 백신의 예방 효과는 66.4%였다. 13가와 23가 백신을 순서 관계없이 모두 접종했을 때는 80.3% 예방 효과를 기록했다.

이 교수는 "신경과는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입원 시 폐렴에 굉장히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선제적으로 백신을 접종하여 폐렴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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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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