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선물 스팸 되팔아요" 중고거래 뜨자…싹쓸이하는 짠테크족

"명절선물 스팸 되팔아요" 중고거래 뜨자…싹쓸이하는 짠테크족

하수민 기자
2022.09.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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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선물 세트를 구매하고 있다. 2022.9.4/사진=뉴스1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선물 세트를 구매하고 있다. 2022.9.4/사진=뉴스1

#직장인 문혜림(가명·28)씨는 회사와 거래처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을 모두 중고 거래 앱을 통해 판매했다. 집에서 음식을 거의 해먹지 않는 문씨는 선물로 들어온 통조림 햄 세트, 참기름 세트, 홍삼 세트 등을 판매해 총 17만1000원을 벌었다. 문씨는 "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중고거래를 통해 생활비 부담을 줄이려고 했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자취하는 김모씨(29)는 최근 중고 거래 앱을 통해 통조림 선물 세트를 시중 판매가보다 약 2만원 저렴하게 구매했다. 김씨는 "이렇게 명절 때마다 나오는 통조림 캔을 싸게 구매해두면 다음 명절까지 든든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가 마무리되면서 명절 선물로 받은 통조림 세트, 식재료세트 중고 거래를 통해 돈을 아끼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13일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따르면 최근 2주(8월 29일~9월 13일)간 중고 거래 인기 검색어 2위에는 '선물세트'가 올랐다. 지난해 추석 명절 기간(9월 19~22일)에는 당근마켓 검색량에서 '선물세트'는 3위였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추석 선물 세트 판매가 최근 들어 더 성행하는 이유는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했다. 이에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품목 등 신선도에 덜 민감한 식품을 중고 거래를 통해 구입하는 사람들이 는 것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추석 이후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인 라면의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공식 예고됐다. 농심은 오는 15일 신라면 가격을 10.9% 올리는 등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팔도도 다음 달 1일을 기점으로 팔도비빔면 등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국내 우유 가격도 오른다. 우유와 치즈, 버터를 재료로 하는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30대 자취생 윤 모 씨는 "특히 올해 들어 밥상 물가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며 "명절 때면 선물 세트 재판매 글이 대거 올라와 평소 두고 먹는 음식을 구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중고 거래 앱 관계자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필요 없는 물건은 팔고,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사는 문화가 형성됐다. 매해 명절 때마다 선물 세트 거래가 활발해지는 추세"라며 "판매자·구매자 모두 고물가 시대에 이득을 보는 선순환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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