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여 전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파양된 뒤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한국으로 추방된 40대 남성에게 입양기관이 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박준민)는 신송혁씨(아담크랩서)가 대한민국과 홀트아동복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1심 소송에서 "홀트는 원고에게 1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신씨는 세 살 때인 1979년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파양됐고 12살 때 입양된 두 번째 양부모에게서도 다시 파양됐다. 신씨는 이 과정에서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성인이 될 때까지 시민권을 얻지 못하다가 2014년 영주권 재발급 과정에서 청소년 시절 경범죄 전과가 드러나 2016년 추방됐다.
신씨는 2019년 정부와 홀트에 2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신씨는 재판에서 친부모가 있는데도 부모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고아 호적을 만들어 입양을 보낸 책임이 홀트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입양 과정이 부당하고 고액의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보호 의무와 국적 취득 확인 등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홀트가 신씨에 대해 후견인으로서 보호의무를 위반했다며 책임 일부만 인정했다. 국가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신씨는 1979년 당시 입양이 완료되지 않은 아동에 발급되는 IR-4 비자를 받아 2년 동안 입양 재판을 마쳐야 시민권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재판부는 "후견인인 홀트가 친권자와 동일하게 미성년자를 보호하고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사전조치를 이행해야 했다"며 "홀트는 신씨가 미국으로 출국한 시점부터는 미시간주 사회사업부에 신씨 입양절차를 전적으로 맡기고 신씨에 대한 어떠한 후견 직무도 수행하지 않아 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홀트가 국적 취득 확인의무와 조치의무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홀트는 국외입양을 알선한 아동의 국적취득여부를 확인하고 취득하지 못한 경우 취득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했다"며 "홀트는 위 의무를 위반해 원고의 국적취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원고가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기간 동안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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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를 대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의 김수정 변호사는 이날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홀트에 대해 불법 책임을 인정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불법 해외입양을 관리하고 주도하고 용인해온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