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 건보료 부담…"도수치료보다 중증·희귀질환 지원을"

국민 10명 중 7명 건보료 부담…"도수치료보다 중증·희귀질환 지원을"

이창섭 기자
2023.06.19 15:38

국민건강보험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건강보험 관련 최초, 최대 규모 설문조사
국민 대부분 건보료 납부에 부담,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는 동의
"정부 지원금 높이되 경증질환보다는 중증질환에 "

 강진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국민건강보험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강진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국민건강보험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국민 10명 중 7명이 현재 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건강보험료(건보료)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국민의 약 절반은 건강보험 보장률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2060년 국민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수천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8명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지금보다 더 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정부 지원은 경증질환 치료보다는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에 사용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보건의료분야 싱크탱크인 미래건강네트워크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보험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4월3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1.38%포인트(p)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2020~2060년 건강보험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누적 적자는 2040년 678조원, 2050년 2518조원, 2060년에는 576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종합계획 발표에 앞서 피보험자인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뤄졌다. 국민건강보험과 관련해 이뤄진 최초이자 최대 규모 설문조사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3%가 현재 소득 대비 납부하는 건강보험료가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소득 수준별로는 월 400만~500만원대 응답자가 가장 부담이 컸다(76.4%). 반면 월 300만원 미만(67.4%), 월 800만원 이상(72.8%)에서는 부담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응답자의 78.8%가 현재 건강보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보험 적용 항목(혜택)이 많아서'가 44.8%로 가장 높았다. 반면 불만족 이유로는 '납부하는 건보료가 많아서'가 27.1%로 조사됐다. 이어 '비급여 항목이 많아서'가 26.9%였다.

현재 건강보험 보장률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응답은 45.5%였다. 국민 대다수가 건보료 납부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약 절반은 오히려 보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일정 기간 거주한 외국인의 건강보험 적용에는 국민의 56.2%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다만 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국내에 최소 5년(60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민건강보험 대국민 인식 조사'결과가 발표됐다./사진=이창섭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민건강보험 대국민 인식 조사'결과가 발표됐다./사진=이창섭 기자

국민은 '중증질환' 중심으로 보장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증질환과 중증질환 중 우선 보장이 필요한 분야로 '중증질환'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3%다. 중증질환에는 암, 희귀난치성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이 속한다. 경증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감기, 몸살 등이다.

응답자들은 만약 건강보험 재원 1000만원이 있다면 중증질환에 661만5000원, 경증질환에 338만5000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경증질환보다 중증질환 중심으로 필수의료 혜택 보장을 현재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데 85%가 동의했다.

이같은 인식은 높은 중증질환 치료 비용 때문이다. 최근 1년간 질환을 치료하는 데 들인 비용을 응답자로부터 조사한 결과, 중증질환이 평균 1156만원이었다. 경증질환은 202만원이다. 중증질환 치료 비용이 경증보다 5.7배 높았다. 이에 응답자의 71.9%가 정부가 약제비를 절감해 확보한 재원을 중증·필수 의료 혜택 강화에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향후 건강보험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응답자 80.4%가 정부의 건강보험 지원 규모 확대에 동의했다. 또한 82.4%가 정부 지원금으로 중증·희귀질환 및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별도 기금을 조성하는 데 동의했다. 제약사의 건강보험 부담금을 신약·신의료기술 지원 사업으로 활용하는 데 83.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날 설문조사 발표를 맡은 강진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국민은 보험료에 대한 부담으로 정부의 건강보험 지원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며 "도수 치료, 추나요법 등 경증질환 치료보다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지원에 정부 지원금을 활용하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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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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