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간 자는 시간 빼고 게임…檢 "범행동기는 아냐"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7.28.](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3/08/2023081111353664428_1.jpg)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피고인 조선(33)을 11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수사결과 조씨는 현실과 괴리된 심각한 게임중독 상태에서 젊은 남성을 의도적 공격대상으로 삼아 컴퓨터게임을 하듯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다만 조씨의 게임중독이 범행동기는 아니라며 소속감을 느끼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욕죄로 고발돼 경찰조사를 받게 된 것이 주요한 외부자극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이날 조씨를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모욕죄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범죄전력이 20회로 △집행유예 1회 △벌금 2회 △소년부 송치 14회 △기소유예 3회 등 범죄전력이 20회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지난 7월21일 오후 2시7분 서울 신림역 부근 골목에서 거리에 서 있던 20~30대 남성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상해를 입은 혐의로 당일 오후 2시20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수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장검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인 조선의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8.11.](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3/08/2023081111353664428_2.jpg)
검찰이 조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인터넷 검색내역 등을 조사한 결과, 조씨는 지난해 12월 실직한 이후 범행을 저지를 때까지 약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는 등 심각한 게임중독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씨는 길게는 1년3개월, 짧게는 며칠 동안 직업을 가졌다"며 "직장을 잃고 올해 1월부터 대출받은 300만원으로 집앞 편의점에서 담배나 먹을 것을 사고 배달음식을 시켰는데 자는 시간을 빼고 게임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조씨는 1인칭 슈팅게임에 빠져 있었고 타인을 공격해 살해하는 내용의 게임영상도 장기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가 즐겨하던 게임은 3가지로 조사됐지만 검찰은 구체적인 게임명을 밝히지 않았다.
조씨는 약 2분 동안 신림역 인근 110m 구간의 골목길에서 식칼로 4명의 피해자를 공격했다. 공격 횟수는 총 40여회에 달했다. 검찰 수사결과 조씨는 피해자의 뒤나 옆에서 얼굴과 뒷목, 옆구리 등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부위를 집중 타격했고 범행 시도 후에는 신속하게 새로운 타깃을 물색하는 등 마치 1인칭 슈팅게임을 하듯 범죄를 실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cctv 분석 등을 통해 자체분석한 결과 조씨의 범행수법이 슈팅게임과 같다는 분석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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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피해자 4명의 동선과 조씨의 행동을 전부 확인할 수 있는 CCTV(폐쇄회로TV)가 있다"며 "조씨 사건 이후 신림역 살인예고글을 게시한 또다른 피의자도 조씨의 범행장면을 보고 '같이 게임하고 싶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볼 때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조씨의 행위를 해당 게임과 유사하게 본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게임중독을 이번 흉기난동의 범행동기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범행 직전에 조씨의 상태가 게임중독 상태였다는 것이지 동기라는 것은 아니다"며 "조씨의 좌절과 불만이 어떤 외부자극에 의해 표출됐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외부 전문수사자문위원회 심의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씨는 게임에 중독되면서 게임영상을 시청하는 세계에 몰입된 상태였다. 그나마 소속감을 느끼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모욕죄로 고소돼 불안과 걱정으로 심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됐다.
심리분석 결과 조씨는 붕괴된 가족관계와 사회생활 부적응, 실연, 경제적 곤궁 등이 겹치면서 현실불만과 좌절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돼 이를 적개심으로 표출하면서 젊은 남성을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직전 모욕사건 관련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자 그동안 쌓인 열등감이 분노로 변해 젊은 남성에 대한 살인을 실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씨는 지난해 12월27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유튜버를 지칭해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해 모욕죄로 고소돼 범행 직전인 7월17일 경찰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았다.
조씨는 "모욕죄로 경찰수사를 받게 되면 몰래 촬영한 사진 등 불법적인 영상으로 처벌받을 것이 걱정됐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 진술했고 범행 당일에도 '모욕죄 성립요건', '야동 스트리밍 처벌' 등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는 범행 전날 휴대폰을 초기화하고 범행 당일 오전 주거지 인근 산책로에서 망치로 컴퓨터 저장장치를 파손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아이폰을 초기화해 경찰과 검찰에서 모두 복구가 불가능했고 컴퓨터 본체 역시 국정원까지 연락해 복구할 방법을 확인했지만 현재 기술력으로 복구할 수 없다고 답변을 받아 결국 복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하기 위해 35명에 이르는 주변인물을 조사하고 범행동기를 파악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자료를 확보했다"며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 강력범죄,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