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비상계엄 수사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광수단),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중수과) 직원을 증원한 배경엔 '경찰청장·서울경찰청장 집중수사' 목적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다.
수사관이 자신의 직속상관을 조사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고, '결자해지' 자세로 성역 없는 엄정 수사를 해야 한다는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국수본은 비상계엄 수사를 맡던 경찰청 안보수사단 직원 120명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 10명 △금융범죄수사대 10명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10명 등 30명을 증원해 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을 꾸렸다.
![[서울=뉴시스] 경찰은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죄로 고발된 조지호(왼쪽)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긴급 체포됐다고 11일 밝혔다.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한 혐의(내란 등)를 받는다. 조 청장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경찰 병력을 보내 계엄군에게 협조한 의혹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2024.12.11. photo@newsis.com /사진=류현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4/12/2024121109413337952_2.jpg)
청장 집중수사 역할을 맡은 '30인 별동대'는 이번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긴급체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빠르게 이들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압수해 포렌식에 들어갔고 출국금지 조치도 했다.
이날 새벽 긴급체포된 조 청장과 김 청장은 이들이 직접 관장하거나 근무하는 사무실이 아닌 외부 직원에게 소환 조사를 받았다. 조 청장은 전날 오후 4시쯤에 광수단 사무실인 서울청 마포청사로, 김 청장은 오후 5시쯤 중수과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로 출석했다.
경찰법상 경찰청장은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 지휘 감독권이 없다. 다만 국수본은 경찰청장이 조직의 수장인만큼 평소 근무하는 사무실 직원을 동원해 일종의 외압이나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을 일말의 가능성도 우려해 서울청 직원을 투입했다.
경찰청 중수과 직원도 김 청장 수사에 집중하기 위해 특수단에 합류했다. 경찰청은 시도경찰청을 통해 지휘 역할을 담당하는데, 안보수사단과 중수과 두 곳만 '직접 수사 기능'이 있다. 김 청장과 중수과는 업무적으로 연관성이 거의 없는 곳이다.
이같은 구상은 엄정 수사를 약속한 우 본부장과 국수본 지휘부가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 본부장은 셀프 수사 논란에 대해 비상계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 자리인 지난 9일에 "이번 사건 수사 대상에는 인적·물적 제한이 없다"며 "국가수사본부장인 저를 중심으로 고발장 접수 이후 신속하게 피의자들에 대한 압색영장 발부받아 집행하고 엄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수사 상황과 관련 브리핑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4.12.09.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4/12/2024121109413337952_3.jpg)
경찰 안팎에선 긴급체포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도 특수단이 '30인 별동대'를 통해 청장 수사의 투명성을 보여주면서도 '경찰의 잘못은 경찰이 처단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청장 엄정 수사 기조에 간밤에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구속되며 공범으로 조 청장과 김 청장이 지목돼 조사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
법원은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경찰 수뇌부도 공범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법률적으로 수사에 돌입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군 관계자와 더불어 조 청장과 김 청장이 내란을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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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면서 조 청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만큼 경찰이 먼저 두 청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각 청장의 직속 보고라인이 수사하는 일이 없도록 이같은 인적 구성을 짰다"며 "긴급체포와 같은 초강수도 김 전 장관의 구속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30인 별동대'는 이날 직무정지된 목현태 국회경비대장 등 관련자 조사도 맡을 예정이다. 이들은 추가 조사를 거쳐 조 청장과 김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체포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법원에서 발부받지 못하면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