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작전은 5시간 20여분 동안 진행됐다. 당초 우려와 달리 체포 영장 집행 과정에서 국가 기관 간 무력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에 체포된 첫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경찰과 공조본(공조수사본부)을 구성한 공수처의 차량 2대가 이날 오전 4시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이어 경찰과 공수처는 이날 오전 5시10분쯤 체포 영장 집행을 구두로 고지 하고 관저 진입을 시도했으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가로막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불법으로 대통령을 잡아간다" "무력 집행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윤갑근 변호사 등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국민의힘 의원들도 가세해 체포영장 집행에 맞섰다.
경찰은 여러 차례 해산 고지에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불응하자 오전 5시47분쯤 지지자들이 잡고 있던 경찰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끌어당기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끌려 나왔다.

지지자들을 해산하고 진입로를 확보한 경찰과 공수처는 오전 6시50분부터 본격적으로 관저 진입을 시도했다. 이번 작전을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서울경찰청·인천경찰청·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 형사 450여명, 인천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형사기동대 형사 100여명, 공수처 파견 형사 570여명 등이 동원됐다.
당초 견인 차량 등을 동원해 차벽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도 거론됐으나 실제로는 '사다리 전법'이 사용됐다. 절단기로 철조망을 제거한 뒤 사다리를 이용해 버스 차벽을 넘어 대통령 경호처의 1차 저지선을 손쉽게 넘었다. 2차 저지선인 두 번째 버스 차벽은 우회해 지나쳤다.
일부 체포팀은 같은 날 오전 7시57분쯤 3차 저지선인 관저 앞 철문 앞에 도착했다. 나머지 경찰 인력도 대열을 정비한 뒤 차례로 3차 저지선에 도달했다. 이후 대통령 경호처가 철문을 개방해 차정현 공수처 부장검사와 공수처 관계자들이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관저에 도착한 공수처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 측과 출석 과정을 두고 협의에 나섰다. 윤 대통령 측은 "자진 출석하는 쪽으로 협상 중"이라고 했으나 공조본은 "윤 대통령 자진 출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체포영장 집행이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때 권영진, 김기현,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20여명이 관저 내부에 들어가 윤 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면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의원들을 관저로 부른 것은 아니고 의원들이 만나러 간 것"이라며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와 체포영장 모두 불법이기에 굴복할 수 없지만 계속 저항할 경우 유혈사태가 나는 것이 걱정되니 내가 나가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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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결국 오전 10시33분 내란수괴 혐의로 공조본에 체포됐다. 2차 체포 영장 집행을 시작한 지 약 5시간20분 만이다.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무력 출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날 국가기관 사이 물리적 충돌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을 부수는 등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도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
3차 저지선에서 대통령 경호처에 가로막혀 5시간30분의 대치 끝에 빈손으로 복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때와 대조적이다. 이 같은 결과는 '법 집행은 평화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획재정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국가기관 간의 긴장이 고조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과 나라 안팎의 걱정과 불안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관계기관 간에 폭력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는 일만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최 대행의 지시가 나온 직후인 14일 공수처와 경찰, 대통령경호처가 3차 회동을 가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이날 회동에서 평화적인 영장 집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오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3층 영상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조본은 48시간 이내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한은 오는 17일 오전 10시33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