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 뿌연 하늘 미세먼지 악몽 다시…마스크 쓰고 고개 푹[르포]

"지긋지긋" 뿌연 하늘 미세먼지 악몽 다시…마스크 쓰고 고개 푹[르포]

오석진 기자
2025.01.21 11:10
21일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마스크를 쓴 채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오석진 기자
21일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마스크를 쓴 채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오석진 기자

"미세먼지 악몽이 생각나죠."

21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50대 김모씨는 마스크를 쓰고 고객를 푹 숙였다. 김씨는 "미세먼지가 한참 심하던 게 코로나19(COVID-19) 직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진짜 지긋지긋했다"며 "미세먼지 지나가니까 팬데믹이 오고 또 다시 미세먼지가 온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하늘은 온통 뿌옇게 보였다.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했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에 나섰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은 외투에 얼굴을 묻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스크는 필수…커피 대신 차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을 보고 출근길에 놀란 윤씨가 찍은 21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하늘. /사진=독자제공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을 보고 출근길에 놀란 윤씨가 찍은 21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하늘. /사진=독자제공

서울 관악구에 사는 20대 남성 윤모씨는 상경한 지 일주일만에 생애 첫 미세먼지를 경험했다. 윤씨는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는 미세먼지가 이 정도까지 심한 적은 없던 것 같다"며 "마스크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는데 출근하다 보니 목이 아파 편의점에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 사는 20대 여성 이모씨는 "너무 뿌옇게 느껴지고 빛이 분산돼 보인다"며 "목이 아파서 더 심해지기 전에 목감기 약을 먹었고 어제부터 커피 대신 차를 마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 중 미세먼지 때문에 코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주민 30대 여성 김모씨는 "지난해 봄 이후 미세먼지가 처음인 것 같다"며 "출근하는 가족들에게도 마스크를 가져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강동구 주민 20대 천모씨는 "차라리 미세먼지가 없고 추웠으면 좋겠다"며 "(추우면) 꽁꽁 싸매고 밖에 안 나가면 되지 않나"라고 했다.

올겨울 첫 서울 초미세먼지 주의보…오는 25일 동풍으로 잦아들 가능성
수도권과 충청권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에서 바라본 시내 일대가 초미세먼지가 섞인 안개로 덮여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과 충청권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에서 바라본 시내 일대가 초미세먼지가 섞인 안개로 덮여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특별시 대기환경정보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서울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 초미세먼지주의보 발령은 올 겨울 들어 처음이다. 초미세먼지주의보는 초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가 75㎍/㎥ 이상인 상황이 2시간 지속하면 발령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은 심장 및 폐 관련 질환 등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임산부·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등과 같은 민감군은 특히 미세먼지 노출에 대한 위험이 더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금은 바람이 거의 없지만 오는 25일쯤 한반도 북쪽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면 공기 질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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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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