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대형 로펌의 지난해 매출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어진 경기 불황이 로펌 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오히려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 사이의 분쟁 등이 늘어나 로펌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로펌 업계 1위로 평가받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해 1조5000억원(추정치) 매출을 기록했다. 광장은 2023년 대비 10.4% 늘어난 4111억원(이하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의 매출을 기록, 국내 법무법인 중 처음으로 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 밖에 태평양은 2023년 대비 5.5% 성장한 391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율촌과 세종은 지난해 각각 3709억원, 36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율촌은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이 12.9% 늘었고 같은 기간 세종은 15.7% 늘었다. 화우는 20.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 10대 로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1년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한 화우는 지난해에는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로펌 업계의 호황이 경기가 좋지 못 해 발생한 기업 사이 분쟁, 금융 사건 등이 영향을 준 덕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머니투데이에 "경제가 안 좋을수록 규모가 큰 부동산 사업 등에 어려움이 생겨 송사가 발생하거나 중소기업 활동이 어려워져 법적인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이 같은 사건들이 대형 로펌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이목을 끌었던 경영권 분쟁 사건이 늘어난 것도 로펌 업계 매출 증대에 영향을 끼쳤다. 대표적인 것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인데 이 사건을 수임한 세종, 태평양 등의 수임료만 수백억원대로 알려졌다. 이 밖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사건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건설사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사건과 관련해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전관 영입도 활발했고 꾸준히 자문 수요도 늘었다"고 밝혔다.
경기 불황으로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못 했던 점도 영향을 줬다. 금융 사건에 전문성이 있는 화우 등이 ELS(주가연계증권) 사건에서 성과를 낸 것이 그 사례다. 또 다른 로펌 변호사는 "경제가 좋지 않을 때는 금융 사고가 늘어나기 때문에 규제 기관이 적극 개입한다. 이 때문에 자문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