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해외 갔죠" 임시공휴일 지정에 손님 '뚝'…수산시장 상인 한탄[르포]

"다 해외 갔죠" 임시공휴일 지정에 손님 '뚝'…수산시장 상인 한탄[르포]

이현수 기자
2025.02.03 14:28

설 연휴 특수 없었던 노량진 수산시장… "외국인도 안 돌아와"

3일 오전 10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아침부터 가게 문을 연 상인들이 이날 판매할 생선을 진열하고 있다./사진=이현수 기자.
3일 오전 10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아침부터 가게 문을 연 상인들이 이날 판매할 생선을 진열하고 있다./사진=이현수 기자.

"원래 연휴가 길어질수록 시장 매출은 떨어져요. 긴 연휴에는 다들 해외로 나가니까요."

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마주한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최장 9일에 달하는 황금 연휴가 지났지만 상인들은 "명절 특수는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인들은 긴 연휴 동안 매출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여파로 줄어든 관광객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40년째 장사 중인 김화순씨(73)는 "작년 설에 비해 손님이 반 정도 줄었다"며 "대목 같지도 않고 연휴 내내 썰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휴가 길어져서 다들 여행간 것 같다"며 "명절 동안 매일 가게를 열었는데 괜히 힘만 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생선을 손질하고 있다. 그는 이번 연휴동안 시장이 텅 비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사진=이현수 기자.
3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생선을 손질하고 있다. 그는 이번 연휴동안 시장이 텅 비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사진=이현수 기자.

상인들은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지난달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45년째 장사를 하는 오모씨(65)는 "원래 연휴가 길어지면 시장 장사가 안 되는데 정부가 헛다리를 짚은 것 같다"며 "임시공휴일에 장사가 될까 기대했지만 역시나 허탕이었다"고 말했다.

꽃게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63)도 "시장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뉴스를 보니 공항에는 사람이 많아 보였다"며 "임시 공휴일이 장사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정부의 착각이었다"고 했다.

실제 올해 설 연휴 인천국제공항 일 평균 여객자 수는 역대 명절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1월 24일~2월 2일까지) 이용객은 218만 9778명, 하루 평균 여객수는 21만8978명이었다. 지난해 설 연휴 일 평균 여객자 수(19만명) 대비 약 15% 증가한 수준이다.

3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에 생선이 진열돼있다./사진=이현수 기자.
3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에 생선이 진열돼있다./사진=이현수 기자.

엎친데 덮친 격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도 늘지 않고 있다고 상인들은 주장했다. 60대 진모씨(67)는 "계엄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30~40%는 줄어든 것 같다"며 "연말연초에 중국인 관광객도 많았는데 요즘 줄어들고 나서 장사가 힘들다"고 했다.

생선포 가게를 운영하는 임모씨(60)는 "작년까지는 관광버스도 많았는데 올해는 잘 보이지가 않는다"며 "계엄이 선포됐던 나라에 누가 오고 싶겠나"고 말했다.

3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장사를 준비하는 한 상인이 모듬조개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이현수 기자.
3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장사를 준비하는 한 상인이 모듬조개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이현수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