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과 '홍장원'을 가장 많이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책임'이나 '사과'의 의미가 담긴 발언은 한 번도 없었다.
16일 머니투데이가 윤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참석해 증인신문 질의 내용과 발언 기회를 얻어 말한 내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계엄('비상계엄' 포함)'(58회)과 '홍장원'(31회)이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헌재 탄핵심판에 참석했다. 지난달 21일 3차 변론부터 지난 13일 8차 변론기일까지 6차례 자리를 지켰다. 중간에 대기실로 간 적도 있지만 증인 신문에 대부분 참석해 직접 질문을 던졌고 증인 신문이 끝난 후에는 입장을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직접 발언은 원고지 총 87장이 넘는다. 공백을 포함해 약 1만6000자에 달한다.
'계엄'은 이번 탄핵심판이 12·3 비상계엄의 위헌 위법성을 쟁점으로 다투는 만큼 수치상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가 나오자 장관과 계엄 사령관을 즉시 방으로 불러 군을 철수시켰다", "계엄은 신속하게 해제됐기 때문에 아무일도 안 일어났다" 등 '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고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단어는 실질적으로는 '홍장원'이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이번 탄핵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을 증인으로 재차 신청했고 헌재는 이를 받아들여 오는 20일에 나온다. 이번 탄핵심판에서 두차례나 증인석에 서는 사람은 홍 전 차장이 유일하다.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여인형 전 방청사렵관의 연락받아 정치인 '체포 명단'을 메모했다. 해당 메모엔 한동훈 국민의힘 당시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4명의 이름이 적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의 메모를 신뢰하기 어렵고,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공작'이라는 표현을 썼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홍 전 차장의 진술 뒤에 발언 기회를 얻어 약 18분간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분명한 사실은 (홍 전 차장이 해임되기) 벌써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 국정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고 그걸 저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관'이라는 단어가 34회 언급됐으나 국방부 장관·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중복되면서 많아졌다. 이외에도 '원장(국정원장, 감사원장 포함)' 30회, '국회' 24회, '대통령' 24회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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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에 책임이 있다거나 사과하는 맥락의 '책임' 등의 단어를 말하지 않았다. 책임은 2회 언급됐는데 "국무회의록 문서 작성 책임 권한이 행정안전부에 있다", "국무총리가 (부서에 대한) 책임이 국방부에 있다고 했다" 등 책임 소재를 가릴 때 쓰였다. '송구스럽다'는 표현은 윤 대통령이 처음 변론기일에 출석하면서 재판관에게 "고생하게 해 송구스럽다"만 있었다.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방송 등을 통해 국민들이 모두 보고 듣지만 책임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재는 오는 18일 오후 2시로 9차 변론기일을 지정하며 서면증거 조사와 함께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최종 입장을 각각 2시간씩 듣기로 했다. 이어 20일에는 홍 전 차장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조지호 경찰청장 등 3명의 추가 증인신문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