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석방 이튿날도 '탄핵 찬반' 갈라진 서울 도심

윤 대통령 석방 이튿날도 '탄핵 찬반' 갈라진 서울 도심

김미루 기자
2025.03.09 16:14

'관저 앞' 탄핵 반대 vs '광화문' 탄핵 찬성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전국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전국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튿날인 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각각 열렸다. 탄핵 반대 단체는 이날 오전부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으로, 탄핵 찬성 단체는 광화문 인근에 모여들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매주 일요일 광화문 일대에서 하던 연합 예배를 이날 오전 11시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진행했다. 북한남삼거리부터 한남대로 볼보빌딩까지 약 250m 구간에서 편도 5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차지했다. 예배 집회 시작 전 1500명에 달한 경찰 비공식 추산 참가 인원은 낮 12시 기준 4500명까지 늘어났다.

9일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주최로 열린 주일 예배 참석자들이 탄핵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9일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주최로 열린 주일 예배 참석자들이 탄핵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강진역 2번 출구 앞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파는 매대가 설치됐다. 헌금 상자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헌금' 표시가 붙은 형광 조끼를 입은 교인들도 배치됐다.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찬송가가 나오자 따라 불렀다. 길을 지나는 시민에게 "자매님 예배드리러 오셨냐"며 말을 걸기도 했다.

예배 중 설교에는 정치적 발언이 뒤섞였다. 전 목사는 "대통령님 이제 나오셨으니 탈당하셔서 자유통일당에 와달라. 자유통일당에 오면 대통령의 소원을 다 들어주겠다"며 "계엄령 선포한 것은 부정선거 잡으려고 한 것 아시나. 아나 모르나"라고 말했다.

한남초등학교부터 관저 앞 정문을 올라가는 길목에 경찰버스로 차벽이 세워졌다. 경찰은 육교에 질서유지선을 둘러 이동을 통제하고 횡단보도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경비 태세를 갖췄다.

"누군 집에 들어가는데, 시민들은 못 들어가"…경복궁 모인 탄핵 찬성 측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서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비상행동 주간 선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서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비상행동 주간 선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한다. 주최 측 집회 신고 인원은 10만명이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2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비상행동은 심 총장이 윤 대통령 석방과 즉시항고 포기를 지휘하고 검사들의 수사권을 침해했다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집회가 시작하기 5시간 전인 오후 2시쯤 경복궁 서십자각터부터 광화문 앞까지 시민들 50여명이 일찍이 모여들었다. 광화문 앞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누운 시민도 있었다. 지나가던 남성이 방송 중이던 진보 유튜버에게 시비를 걸면서 잠시 소란도 발생했지만 경찰 제지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9일 낮 12시부터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 나온 이모씨(24)가 '누구 때문에 풍비박산이 된 1인 가구 연합회' 깃발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9일 낮 12시부터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 나온 이모씨(24)가 '누구 때문에 풍비박산이 된 1인 가구 연합회' 깃발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낮 12시부터 '누구 때문에 풍비박산이 된 1인 가구 연합회' 깃발을 들고 나온 이모씨(24)는 "지난해 12월3일 이후 윤 대통령이 체포되고 구속되면서 일상을 지내고 있었다"며 "누구는 집에 돌아가는데 시민들은 집에 못 들어가고 당분간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여의도 집회에 꾸준히 참석했다는 김모씨(59)는 이날 남편과 함께 나왔다. 김씨는 "탄핵소추안 가결되고 나서는 안심하고 집회 참석을 안 했는데 어제 석방되고 분노와 혼란이 생겨 다시 나왔다"며 "어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북구 수유동에서 온 이모씨(58)는 "토요일도 일을 하기 때문에 지난해 12월부터 한 번도 집회에 참석하지는 못했다"며 "구속 취소 소식에 화가 나고 안일하게 생각했구나 싶어서 쉬는 날을 맞아 일찍 왔다"고 했다.

비상행동은 이날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매일 저녁 7시 경복궁 인근에서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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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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