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흘째 계속되는 산불에 경북 의성군 내 사찰에 대피령이 떨어졌다. 사찰 내 스님들은 문화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거나 불을 막는 작업을 한 뒤에 몸을 피했다.
25일 의성군 등에 따르면 의성군 비안면 내 대한불교조계종 사찰 관계자는 대피를 고심 중이거나 인근 마을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안면 화장산 중턱 만장사는 경상북도 시도유형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장사 석조 여래 좌상'이 있는 곳이다.
앞서 의성군이 이날 오후 3시9분쯤 주민을 대상으로 "비안면 자락리, 산제1리 주민과 등산객은 비안만세센터로 대피 바란다"는 긴급재난 문자를 발송하면서 만장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만장사로 향하는 길은 긴급대피 명령에 통제됐다.
만장사에 따르면 이곳 스님들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은 옮기지 않고 방염포를 씌워놨다. 방염포는 용접, 절단 등 작업 시 발생하는 불꽃이나 열로부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화용 천이나 패드를 말한다. 절에 남아있던 스님 2명도 대피 문자를 받고 대피를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석불사 관계자들도 인근 마을에 몸을 대피했다. 1971년 창건된 석불사는 산불 최초 발화지인 안계면과 인접한 비안면 자락리에 자리 잡고 있다. 석불사에도 고려시대 제작된 경북 유형문화재 제56호 '비안면 자락동 석조여래좌상'이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 석조여래좌상에 대한 방염포 작업은 완료됐다.
3일째 인근 마을에 대피 중이라는 석불사 관계자는 "건물은 타지 않은 상태이고 스님 2명이 대피해 있다"며 "비라도 와야지 다시 절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사찰이 문제가 아니라 마을이 비상"이라고 말했다.
영남 산불로 인한 국가 유산 피해 사례는 총 5건 접수됐다. 천연기념물 '울주 목도 상록수림'은 1만5000여㎡ 면적 가운데 1000㎡이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의성군 옥련사에 있던 유형문화유산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전날 의성군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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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산불은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 직선거리 10㎞ 앞까지 닥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