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탁도 자산관리 수단"…글로벌 자산관리 환경 변화와 해외신탁 보고의무 제도

[기고]"신탁도 자산관리 수단"…글로벌 자산관리 환경 변화와 해외신탁 보고의무 제도

배정식 법무법인 화우 수석 전문원
2025.06.05 05:29
[편집자주] [the L]화우 자산관리센터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상속·증여의 기술'
배정식 법무법인 화우 수석전문위원/사진=법무법인 화우 제공
배정식 법무법인 화우 수석전문위원/사진=법무법인 화우 제공

신탁은 한국에서도 점차 새로운 자산관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고령화, 가족 구조의 국제화, 자산 운용의 다변화 등 복합적인 변화에 따른 것이다.

자녀의 해외 유학 후 현지 정착, 해외 이주 및 자산운용, 글로벌 기업 활동 등으로 자산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해외에서 관리되는 사례가 증가할뿐 아니라 자산을 해외에 배분하면서 해외신탁을 활용하는 개인 및 법인 역시 늘고 있다.

2012년 개정 신탁법을 통해 유언대용신탁 등 생전 신탁을 통한 승계 플랜이 도입되면서 한국에서도 신탁 제도가 서서히 확산하고 있으나 영국·미국 등 영미권 국가에서는 이미 신탁은 보편적인 자산관리 및 승계 시스템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세제와 연계된 다양한 신탁 설계는 생전·사후 자산관리의 핵심 도구로 활용되며 가정·기업·사회 전체의 자산 이전 문화 전반에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자산의 이동과 해외에서의 신탁 활용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흐름에 맞춰 정부는 2023년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올해부터 '해외신탁 보고의무' 제도를 새롭게 시행했다.

이 제도는 한국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해외에 신탁을 설정하거나 재산을 이전하거나 해당 신탁을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실질적 지배·통제란 신탁 계약 해지권, 수익자 지정 또는 변경권, 잔여재산 귀속권 등을 보유한 경우를 의미한다.

보고의무는 2025년 과세 연도부터 시작된다. 최초 신고 기한은 2026년 6월 30일까지이다. 해당 의무자는 국세청에 △신탁 설정일 및 변경일 △위탁자·수탁자·수익자 정보 △신탁재산의 종류 및 시가 기준 가액 △신탁 운영 내역 등 상세 정보 등을 제출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제출할 경우 신탁재산 가액의 10% 이내, 최대 1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세청은 OECD의 CRS, 미국의 FATCA 등 국제 정보교환 체계를 활용해 외국 수탁기관의 자료도 수집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유사한 해외신탁 보고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자국 납세자가 외국 신탁을 설정하거나 혜택을 받는 경우 IRS(국세청)에 Form 3520 및 Form 3520-A 보고서를 제출해 매년 관련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보고 누락 시엔 수천 달러 이상의 정액 과태료 또는 자산 가액 기준의 벌금이 부과된다. 미국은 수탁자 및 수익자에게도 별도의 보고의무가 부과되는 등 포괄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제 해외에서 자산을 보유하고 운용하는 개인이나 법인은 해외신탁을 설정할 경우 단순히 계약 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이후의 보고 대상 여부, 제출 기한, 자료 항목 등 사후 절차 전반을 체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글로벌 자산관리 환경에 맞춘 실질적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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