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통신사·금융사·인터넷쇼핑몰 등과 관련된 일련의 대규모 해킹 사고로 사회가 떠들썩하다.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포켓몬스터 게임 시리즈의 개발사인 게임프리크(GAME FREAK)의 서버가 해킹당해서 약 1TB(테라바이트) 분량의 자료가 유출된 사건이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다. 임직원의 개인정보 외에도 미공개 설정이나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관한 계획안, 내부회의, 사업 관련 자료 등이 돼 포켓몬스터 IP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남았다.
게임 해킹은 크게 서비스 중인 게임 콘텐츠에 관한 해킹과 게임프리크 해킹과 같이 게임사가 운영하는 업무용 서버, 장비 등에 대한 해킹으로 구분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최근 화제가 된 일련의 해킹 사고와 큰 차이가 없으므로 게임 특유의 해킹이라고 볼 수 있는 전자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게임 콘텐츠에 관한 해킹은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게임 서버에 직접 침투해 데이터를 조작하는 '서버 해킹'이다. 게임사가 구축한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들어 게임 아이템이나 재화 등을 무단으로 생성·복제하거나 게임상 허용되지 않는 방식으로 성과를 얻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으로 게임 내 경제 질서를 파괴하고 선량한 이용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다.
둘째는 이용자의 단말에 설치되는 게임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조작하거나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의 동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콘텐츠를 조작하는 '클라이언트 해킹'이다. 일반적으로 '오토(auto)', '봇(bot)'으로 불리는 불법 프로그램 그리고 게임 '핵(hack)' 중 다수가 여기에 속한다. 이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조작을 가능하게 해주거나 이용자에게 제공되지 않는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공정한 게임 환경을 해친다.
'서버 해킹'과 '클라이언트 해킹'이 복합된 형태라고 볼 수 있는 유형으로 불법 사설 서버의 운영도 문제가 된다. 소위 '프리서버'로 불리는 불법 사설 서버는 게임의 서버 및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해킹·조작해 운영되는데 게임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 또 다른 해킹툴 등을 몰래 심어놓아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 또는 추가적인 해킹 피해 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 해킹은 현행법상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거나 악성프로그램을 유포 또는 전달하는 행위로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 불법 게임물 등을 유통하는 행위는 게임산업법 위반으로도 의율 될 수 있다. 또한 게임사의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돼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처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게임 해킹은 단순히 약관 위반을 넘어 게임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선량한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심각한 범죄다.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공정한 경쟁과 건전한 커뮤니티가 유지될 때 게임은 비로소 그 가치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정의로운 게임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