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대신 살던 집에서 건강한 노후위해 성동구 '어르신 통합돌봄' 추진
구청·보건소·주민센터·건강보험공단 등 함께 대상자 발굴해 서비스 종합 연계
베이미 부머 세대 고령화 따른 사회적 비용, 지역 돌봄 체계 구축으로 감소시켜
정원오 성동구청장 "더 많은 어르신이 성동에서 건강한 노후 보낼 수 있게"

"아들에게 미안해서…연락을 할 수 없었어요."
김모씨(86)는 침대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쳤다. 퇴원을 앞두고 막막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화장실에서 미끄러지거나 문턱에 걸려 넘어질까 두려웠다. 김씨의 부인 역시 고령이라 그를 돕기 어려웠다. 아들에게는 미안해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이때 김씨에게 손을 내민건 주민센터와 성동구청 통합돌봄과 공무원들이었다.
서울 성동구가 고령주민이 살던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돕는 '성동형 어르신통합돌봄'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양로원 등에 가지 않고 살던 집에서 노년을 '인간답게' 보낼 수 있게 돕기 위함이다.
그간 고령자 돌봄은 사실상 대부분이 가정의 몫이었다. 아들, 딸 또는 며느리와 사위 등 가족들이 부담을 나눠지거나 사실상 누군가 희생을 해야 하는 구조였다. 중앙정부에선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에 따라 차등 지원을 하고 있지만 메우지 못한 돌봄 공백이 컸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지금 사는 곳에서의 통합 돌봄'을 제시했다. 방문 진료와 요양 등 재가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역사회 돌봄체계를 구축해 공백을 메꾼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성동구는 지난달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기존 복지국과 구분해 전담 조직인 '통합돌봄국'을 신설했다. 성동구청 통합돌봄국은 동 주민센터, 건강보험공단 성동지사, 보건소, 지역 기관 등과 협력한다. 내년 3월 전국 시행을 앞둔 '지역돌봄 통합지원법'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기도 하다.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최초로 발굴하는 건 주로 동 주민센터의 역할이다. 성수동의 한 주민센터 담당자는 최근 "시어머니가 갑자기 아프신데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전화를 받았다. 혼자 사는 77세 여성 B씨는 무릎 수술 후 병원 이용과 일상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었다. 최근에는 대상 포진과 우울증에 치매 증세까지 보였다. B씨를 위해 며느리는 "다니는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걱정이 많다"며 담당 공무원에게 걱정을 토로했다.

주민센터에선 면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건강보험공단에 통합돌봄 판정을 요청했다. 건강보험공단에선 노인요양등급 판정과 별개로 어떤 돌봄이 필요지 판단하기 위해 통합돌봄 판정을 진행한다. 주거 상태 △인지 능력 △ 운동 능력 등 95개 세부 항목을 조사해 요양원에 가지 않고 지역에서 살기 위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한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동구청 통합돌봄과 주관아래 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 지역 기관 등이 모여 통합지원회의를 진행한다. 어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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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지원회의에선 B씨에게 △정신건강증진 교육 및 중점관리 △치매관리 등록 및 중점관리 △ 돌봄SOS 가사 지원△ 홈케어서비스(안전손잡이, 세면대, 샤워기 교체 등) 등 서비스 제공을 결정했다. B씨가 병원에 퇴원하는 시점에 맞춰 관련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다. 덕분에 B씨 며느리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었다. 그는 "주말에 한번 정도 방문해서 돌봐드리면 될 만큼 걱정을 덜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성동구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약 180가구를 지원했다. 비용의 약 90%는 성동구 자체 예산을 사용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의료비용 등 사회적 비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사회 돌봄망을 촘촘하게 구축해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요양시설로의 진입을 최대한 지연하고자 성동구는 '스마트헬스케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60세 이상 성동구민과 근감소증이 우려되는 중장년 등을 대상으로 근력운동, 영양 관리, 마음 치유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재활치료에 주안점을 두는 기존 보건시설과 달리 지역 내 고령자와 예비 고령자들의 자가 건강관리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더 많은 어르신이 성동구 안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