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유조선 뱃머리 돌려…오일쇼크 우려 고조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유조선 뱃머리 돌려…오일쇼크 우려 고조

뉴욕=심재현 기자
2026.03.01 05:05
호르무즈해협으로 한 유조선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호르무즈해협으로 한 유조선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중동 지역의 석유 수출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선박 통행을 차단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70% 넘게 치솟는 '오일쇼크' 수준의 글로벌 경제대공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브라힘 자바리 혁명수비대 소장은 이날 알마야딘 TV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 이후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AFP 통신은 "혁명수비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침략과 이란의 대응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해협을 통행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다양한 선박에 경고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선박들이 IRGC로부터 "어떤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내용의 무선 교신을 받고 있다고 유럽연합(EU) 해군 임무단 '아스피데스'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 역시 걸프 지역을 운항 중인 선박들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차단 메시지를 받았다는 보고를 다수 받았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 통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30%가 지난다. 이란 정부는 과거에도 침공당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전면적 봉쇄를 실행한 적은 아직까지 한번도 없다.

미 당국은 이와 관련, 아직 이란이 해협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에서도 공식적인 봉쇄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한 경고 방송이 잇따르면서 유조선들이 뱃머리를 돌리는 등 선박 운항이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이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만 원유를 싣고 바스라로 향하던 초대형 유조선(VLCC) 'KHK 엠프리스'호가 호르무즈 해협 진입 직전 뱃머리를 돌려 아라비아해로 회항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200만배럴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이글 베라크루즈'호와 로테르담행 '프론트 상하이'호도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멈춰섰다. 글로벌 에너지업체 쉘이 임대한 대형 유조선들도 이라크 인근에서 대기 상태에 들어갔고 일본 최대 해운사인 닛폰유센(NYK)과 그리스 해운 당국은 소속 선박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피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되고 군사적 충돌이 확산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선을 넘어서면서 현재 배럴당 70달러 수준보다 70% 이상 치솟을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전날인 지난 27일 마감 기준으로 배럴당 67달러대에서 공습 이후 주말 장외 거래에서 75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면서 최대 12%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이어지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을 강해지면서 외환·주식시장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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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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