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켁…켁…"
지난달 30일 오전 11시39분쯤 전북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 김세민 소방교(34)는 신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거친 숨소리뿐이었다. "여보세요? 들리시나요?"라는 물음에도 답은 없었다.
김 소방교는 신고자가 말할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직감하고 곧바로 구급차와 경찰 등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신고 접수 36초 만이었다.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김 소방교는 신고자 휴대전화 GPS를 이용해 "건물 뒤편 공영주차장을 수색해보라"고 안내했다.
출동 5분 만에 소방과 경찰은 군산시 소룡동 한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위급한 상태인 20대 남성을 발견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그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의식과 호흡을 회복, 현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을 받고 있다.
김 소방교는 "숨소리만으로도 신고자가 위험하다고 느꼈다"며 "조금만 늦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신고자가 말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생명을 구한 사례"라며 "119 역할은 순간의 판단에서 시작된다. 앞으로도 상황 요원의 판단력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소셜미디어)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