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검찰청을 지휘하는 대검찰청과 전국 최대 지방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이 모두 물러나면서 조만간 '원 포인트'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는 각각 구자현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과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30기)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후임 인사 없이 '대행의 대행'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29기)에 이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29기)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차순길 대검 기획조정부장(31기·검사장)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의 직무대행은 최재아 서울중앙지검 1차장(34기)이다. 총장 대행의 대행 체제는 검찰 역사상 두 번째에 불과한 이례적인 일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지휘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법무부가 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 인선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중요 결정에서 책임 있는 결재권자가 없으면 일선 혼선이나 지휘 부재로 책임소재가 불명확해지고 조직 통제가 안 되기 때문에 공석으로 두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공석이 장기화하면 검사들의 추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법치 시스템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올 위험도 있다.
검찰총장과 달리 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대검 차장의 경우 차관급인 고등검찰청 검사장(고검장), 중앙지검장의 경우 1급인 지방검찰청 검사장(지검장) 중에서 바로 발령을 낼 수 있다. 현재 재직 중인 고검장은 구 고검장·송강 광주고검장(29기)·이종혁 부산고검장(30기) 등 총 3명이다. 수원·대전·대구고검장 자리는 모두 공석이다.
유력 후보로는 구 고검장이 꼽힌다. 구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산하 검찰개혁단장으로서 탈검찰화 등 검찰개혁 과제를 지휘했다. 2020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대변인을 맡았다.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았다. 특히 대검 간부들의 기수가 30~33기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기수 질서 문화를 중시하는 검찰 조직에 29기가 차장으로 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구 고검장이 대검 차장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현재 서울고검 차장(검사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서울고검 수뇌부에 공백이 생긴다는 점이 변수다. 먼저 다른 검사장급 인사를 서울고검 차장으로 임명하고 서울고검 직무대행을 맡기는 방식이 거론된다.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김태훈 남부지검장이 거론된다. 김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과장과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21년 4차장 재직 당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면서 수사팀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검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부산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동의한다"며 찬성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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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대검은 '대행의 대행'이 장기간 유지되고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도 공석으로 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청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에 남은 주요 사건이 없다면 공석으로 둘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검찰 간부들 역시 초대 공소청장 등에 관심이 많지 향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중앙지검장을 맡으려 하지 않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