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대회 지긋지긋" 시민들 분통 터지는데...대체 책임은 누가?

"마라톤대회 지긋지긋" 시민들 분통 터지는데...대체 책임은 누가?

박상혁 기자
2025.11.27 09:40

[우후죽순 마라톤대회]전국 각지서 대회 급증, 관리 시스템 부재

[편집자주] 러닝 붐이 불면서 마라톤대회가 급증하고 있다. 대회 참가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대회 관리 제도 부재로 곳곳에서 잡음과 갈등이 벌어지고, 안전사고 우려가 커진다. 마라톤대회 열풍 속 문제점과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5 자유민주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하는 모습. 해당 사진은 본문과는 무관함. /사진=뉴스1.
지난 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5 자유민주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하는 모습. 해당 사진은 본문과는 무관함. /사진=뉴스1.

#2025년 6월 '제1회 전주 마라톤'은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대회 직전 코스가 변경됐고 5·10 구분도 안 돼 참가자들이 뒤섞였다. 반환점 표시와 도로 통제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대회를 주최한 민간단체는 부실 운영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냈다.

#2025년 4월 서울시내에서 열린 한 마라톤대회 코스엔 마포농수산물시장 인근 도로가 포함됐다. 대회가 열리자 시장 진입로가 4시간 가량 통제됐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고, 상인들은 매출 감소 피해를 입었다. 상인회장은 "매출 타격이 컸다"며 "(시장 인근에서) 마라톤대회가 계속 열리는데 보상이 없어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마라톤대회가 늘어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마라톤대회는 254회, 참가자는 100만8122명이다. 4년 전인 2020년(19회, 9030명)과 비교하면 횟수는 13배, 참가자는 112배 늘었다.

대회가 급증하자 사고도 늘었다.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9월까지 총 19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벌어진 사고만 72건이다.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는 공백 상태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참가자 1000명 이상 체육행사를 주최할 경우 안전관리계획 수립 의무를 부과한다. 하지만 미제출·미이행 시 제재 규정은 없다. 1000명 미만 대회는 안전관리계획을 짜지 않아도 열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안전사고 우려) 문제를 인지해 지난해 연구용역을 시작했고, 지난 8월부턴 의원실과 협의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체부 산하 스포츠 안전재단을 통해 체육행사 안전관리 지침을 제작·배포해 지키도록 권고했다. 이마저도 법적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은 참가자 1000명 이상의 체육대회에 대해 안전관리계획을 지자체에 제출·이행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제재 규정을 두는 방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 대회 참가 서약서에 '사고 시 모든 책임은 참가자에게 있다'는 식의 과도한 면책 문구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관련 조항 개정과 표준화된 서약서 문구 마련할 방침이다.

대회 급증하는데 관리 시스템 없다…쏟아지는 시민 불만
최근 5년간 마라톤 대회 개최 현황.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최근 5년간 마라톤 대회 개최 현황.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마라톤대회는 지방자치단체에 신청만 하면 열 수 있다. 마라톤대회를 열려면 경찰의 교통 안전 통제 협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지자체 공문이 필요하다.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별다른 검증 없이 민간단체에 공문을 내주는 실정이다. 대회 주최 측의 안전관리 역량조차 들여다보지 않는다. 경찰 역시 지자체 공문을 확보한 대회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

경찰은 안전관리는 전부 주최 측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관리는 주최 측에서 대행사에 맡기는 걸로 안다"며 "경찰은 공문을 근거로 주최 측과 교통 통제를 협의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라톤대회 민원은 경찰로 쏟아진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라톤 관련 민원은 1500건에 달했다. 교통 혼잡과 버스 노선 변경, 사고 위험 및 보행 불편 등 내용이다. 서울경찰청이 진행 중인 '서울교통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마라톤대회와 관련한 시민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교통 등 문제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원도 받는다"라며 "마라톤대회 관련 시민들의 불편 민원도 접수되는 중"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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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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