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서부지법 사태' 피고인들이 2심에서도 대부분 실형이 유지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김성수 김윤종 이준현)는 24일 특수건조물침입,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 36명 중 16명에겐 원심 판결의 형을 유지하고 나머지 20명은 실형을 감형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감형된 20명 가운데 18명은 2~4개월가량 감형했지만 실형을 유지했고 나머지 2명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36명 중 20명은 범행사실을 인정했다. 범행사실 인정한 20명 중 5명은 법리오해 주장을 유지해 21명이 2심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들이 다양한 이유를 들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검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위와 같은 범행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이 사건 범행으로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가 무력화됐다"며 "특히 삼권분립의 원리에 따라 행정부와 입법부를 견제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법원이 결과적으로 헌법상의 역할과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 되는 반 헌법적인 결과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공포에 떨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부는 "서부지법 청사 내부에 진입하거나 청사 내외부의 기물 파손 또는 경찰관들을 폭행한 피고인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에 직접적 위해를 가한 피고인에 대해 징역형의 실형을 유지했다"면서 "범행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피해회복을 위해 합의 또는 공탁하며 노력한 피고인들의 경우 재범 위험성 높지 않다고 봐 조금씩이나마 그 형을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당시 서부지법에 들어가 현장을 촬영한 정모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나 예술의 자유 등 헌법상 권리는 마땅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 권익을 침해하면서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판단하고 벌금 200만원의 형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1월19일 오전 3시쯤 서울서부지법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 후문 담장을 넘어 경내로 침입하고 창문을 깨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일부는 법원 청사 내부에 진입해 집기 등을 파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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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날인 1월18일에도 일부 지지자들이 집회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공수처 검사 등이 탑승한 차량 이동을 방해하거나 취재 기자의 머리를 내려쳐 다치게 한 피고인들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 2월 10일 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관련해 63명을 최초로 기소했다. 1심은 이들 중 44명에게 징역 1~5년의 실형, 17명에게 징역형 집행유예, 2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 가운데 37명이 피고인·검사 항소로 2심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들 중 1명은 항소를 취하해 이날 36명에 대해 선고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