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련소 투자를 위해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중단해달라는 영풍·MBK파트너스의 가처분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24일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란 가처분에 대한 기각 결정을 내리고 양측 당사자에게 결정문을 송달했다.
법원은 "고려아연과 미정부 합작법인을 통한 자금조달이 경영상 필요성이 존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이 사건 신주발행이 다른 자금조달 방안에 비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거쳐 미국과 함께 11조원을 투자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제련소를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자금조달을 위해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외국 합작법인(JV)을 대상으로 2조8500억원(10.59%)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하고 기존 주주가 아닌 특정 제3자에게 파는 방식을 말한다.
유증이 진행되면 JV는 전체 고려아연 주식의 10%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지분은 29%로 떨어지지만 JV 지분을 더하면 39%로 높아진다. 영풍·MBK 측 지분은 4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에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번 유상증자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식으로 짜였다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냈다. 영풍·MBK파트너스의 지분·의결권이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주주배정 방식으로도 자금조달이 가능함에도 3자 배정을 택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고 회사에 현저한 손해를 초래하는 위법한 지배구조 왜곡 행위라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은 지난 19일 심문기일에서 "해외 진출하는 경우 합작법인에 함께 출자하는 게 보통"이라며 "하지만 고려아연은 연대보증을 부여하고 혜택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협상력 우위로 좋은 조건을 낼 수 있었음에도 최 회장의 사익을 위해 주주 이익을 희생시킨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고려아연의 신주발행이 진행될 경우 영풍 등이 당초 예상했던 고려아연에 대한 지배권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이 사건 신주발행이 고려아연의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꾼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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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프로젝트 추진이란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오로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이뤄진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인 26일을 앞두고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함에 따라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투자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