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맞은 듯" 유리창 박살나고 사방에 불꽃...300여명 탄 열차 '탈선' [뉴스속오늘]

"폭탄 맞은 듯" 유리창 박살나고 사방에 불꽃...300여명 탄 열차 '탈선' [뉴스속오늘]

구경민 기자
2026.01.05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충북 영동터널 부근에서 탈선한 KTX-산천 열차 내부 모습. / 사진=KBS 뉴스
충북 영동터널 부근에서 탈선한 KTX-산천 열차 내부 모습. / 사진=KBS 뉴스

3년전 오늘. 새해부터 KTX 열차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특히 목숨에 위협을 느꼈을 당시 상황이 공개되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철도 사고는 일반 도로교통보다 비교적 낮지만 유사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철저한 안전 대책이 요구된다.

터널 안에서 쾅… "유리창 깨지고 불꽃 작렬, 죽는 줄 알았다"

2022년 1월5일 낮 12시58분쯤. 서울에서 부산역으로 가던 KTX-산천 제23열차(서울 10시30분 출발) 중 객차 1량(4호차)이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터널 인근에서 철로를 이탈했다. 영동터널은 영동역과 김천구미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사고는 영동터널 내 철제구조물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널 공사를 위해 상행선 선로를 옮기고 자갈을 다지는 작업 도중 궤도차 바퀴가 선로를 벗어나면서 발생했다.

열차가 철로에서 이탈하면서 자갈이 튀어올라 객실 유리창이 깨졌고, 짐칸에 있던 물건이 떨어지면서 승객 7명이 다쳤다. 대부분 경상으로 알려졌지만 1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날 KBS 뉴스가 당시의 열차 내부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충격을 안겼다.

공개된 영상에서 열차 창문 밖에서 마찰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객실 창문과 출입구 유리창은 산산조각 나고 선반 위 물건 등이 떨어지면서 객실 안은 난장판으로 변했다.

사고로 인해 객실 화장실은 마치 폭탄을 맞은 듯 내장재가 떨어져 완전히 망가지기도 했다.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사고 열차에는 승객 300명이 타고 있었다.

영상을 접한 시민들은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자칫 트라우마를 겪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기도 했다. 당국에서 심리상담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사고로 열차 운행이 3시간 가까이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022년 1월 5일 충북 영동군에서 탈선사고가 발생한 KTX 산천 23열차가 선로위에 멈춰 서 있다./사진=뉴스1
2022년 1월 5일 충북 영동군에서 탈선사고가 발생한 KTX 산천 23열차가 선로위에 멈춰 서 있다./사진=뉴스1

KTX-산천, 여러차례 사고...'피로 파괴'가 사고 원인

사고 발생 이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사고는 열차의 바퀴가 당초 제작 사양으로 정한 사용 한도(마모 한도)에 도달하기 이전에 파괴되는 '피로 파괴'가 사고 원인이었다.

피로 파괴란 철재나 목재 등에 진동이나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미세 균열이 발생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파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아직 교체할 때가 되지 않았지만 바퀴가 깨졌다는 것이다.

파손된 바퀴는 사용 한도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였다. 마모에 따라 바퀴 지름이 850mm가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사고 당시 지름은 869mm였다. 그러나 바퀴의 단단한 정도를 뜻하는 경도와 잡아당기는 힘에 버티는 정도인 인장강도는 최소 허용치보다 낮은 상태였다.

국토교통부는 사고차량과 동일한 기종의 열차 바퀴를 전부 교체하기 전까지는 해당 열차의 운행을 중지하도록 한국철도공사에 조치했다.

5일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역으로 향하던 중 철로를 이탈해 멈춰 선 KTX-산천 제23열차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승객들 하차를 돕고있다. 이날 사고는 열차가 충북 영동군 영동터널을 통과하던 중 터널 내 철제 구조물이 떨어져 열차에 충격을 가하면서 발생했다. 열차 10량 중 1량(4호)이 선로를 벗어났다. 이날 사고로 승객 7명이 다쳤다. /뉴시스
5일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역으로 향하던 중 철로를 이탈해 멈춰 선 KTX-산천 제23열차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승객들 하차를 돕고있다. 이날 사고는 열차가 충북 영동군 영동터널을 통과하던 중 터널 내 철제 구조물이 떨어져 열차에 충격을 가하면서 발생했다. 열차 10량 중 1량(4호)이 선로를 벗어났다. 이날 사고로 승객 7명이 다쳤다. /뉴시스

정부가 후속 조치도 내놨다.

정부는 KTX 열차의 탈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제작·정비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차량 제작 기준은 유럽 수준으로 선진화시키고, 차량 균열을 탐지하는 정비 기술은 모든 방향의 탐상이 가능한 입체탐상 장비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에 따라 차량 제작 단계부터 기준이 유럽 수준으로 높아졌다. 현재 차륜은 2004년 EN(유럽 표준규격) 기준으로 돼 있지만 앞으로는 2020년 EN 기준에 맞춰야 한다. 따라서 차륜의 강철등급이 4단계에서 5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정비 기술도 고도화하기로 했다. 당시 초음파탐상 장비는 일방향 탐상만 가능해 균열 탐지 등의 사각지대가 존재했지만 이제는 모든 방향의 균열 탐상이 가능한 입체탐상 장비로 교체해야 한다. 아울러 차량 정비 결과뿐 아니라 사진과 영상 같은 판단의 근거 기록도 철도공사시스템 등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차륜의 초음파탐상 주기는 기존 45만㎞에서 30만㎞로 단축됐다.

아울러 정부는 차량 제작과 정비 간 협업체계를 통한 기술 선순환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운영사인 코레일의 직접 정비 구조라 제작사와 운영사 간 정비 노하우 공유가 어려웠지만 최신 고속차량(EMU-320) 정비에는 제작사도 참여하기로 했다.

사고 발생 때 이용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신속 대응체계도 마련됐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영사 현장사고수습본부는 1시간 내로 복구 시간과 상·하선 차단시간을 알려야 한다. 사고 구간이 1㎞ 이상인 경우는 2시간 이내에 제시해야 하다. 관제·운영사 합동 대응팀은 사고수습본부가 제시한 시간으로부터 1시간 안에 우회 여부와 운휴 열차 등을 결정한다.

국토부는 이용객들이 지연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과 역사 전광판에 열차 지연시간을 구체적으로 표시하고, 전광판에 표시되는 열차 수도 12개에서 24개로 확대했다. 승차권 구매자에게 승차 예정 열차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보안 문제 등을 검토해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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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구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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