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 아내의 정체가 전과 있는 사기범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 혼인 취소가 가능할까.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40대 남성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지인 소개로 아내를 처음 만났다. 당시 아내는 해외 명문대 박사 출신의 미대 교수라며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 혼자 외롭게 살아왔다"고 했다.
우아한 말투와 해박한 지식, 아름다운 외모에 반한 A씨는 6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아내를 위해 고급 아파트도 마련했고, 외부 강연 활동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A씨는 완벽한 가정을 꾸렸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한 달 전 낯선 남성들이 집에 들이닥치면서 산산조각 났다. 이들은 아내를 수억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알고 보니 아내는 교수가 아닌 비슷한 범죄로 두 차례나 처벌받은 전과자였다. 학위도 없었다. A씨가 본 졸업장과 재직 증명서는 정교하게 위조된 가짜였다. 고아라고 했던 말도 거짓이었다. 아내는 A씨로부터 받은 돈을 자신의 가족에게 몰래 보내고 있었다.
A씨는 "이제는 아내가 무섭다. 지독한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다. 함께했던 3년은 대체 뭐였는지 처참한 심정"이라며 "이혼하는 것만으로는 억울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결혼을 아예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없는지, 제가 준 돈을 찾아올 수 없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신진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이혼은 유효한 혼인을 깨뜨리는 것이지만, 혼인 취소는 중대한 하자를 속인 경우 혼인 효력을 없애는 것"이라며 "성격이나 재산을 조금 부풀린 정도가 아니라 학력과 전과, 직업 등을 속였다면 명백한 사기 결혼에 해당해 혼인 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 취소 소송할 때 중요한 건 '제척 기간'이다. 원할 때 언제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혼인 취소 사유에 따라 정해진 제척 기간 내에 소송해야 한다"며 "사기를 이유로 혼인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신 변호사는 "혼인 취소는 '단순히 속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대방이 날 속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A씨에게 아내를 소개한 지인도 알려준 대로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진술서가 도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위조한 졸업장과 재직 증명서, 집에 찾아온 피해자들과의 대화 내용이나 그들이 보여 준 고소장 사본, 그 외 아내 가족 존재를 알 수 있는 메시지나 송금 기록을 확보하면 중요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며 "아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대화 녹취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A씨가 아내에게 보낸 돈에 대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와 손해배상 청구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졸업장과 재직 증명서를 위조한 것은 공문서나 사문서 위조 혐의로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 그 결과도 혼인 취소 소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