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주말 야간이란 이유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교도소장의 행위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9일 "제주교도소장이 토요일 야간이란 이유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 A씨의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행위가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는 결정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2월18일 오전 8시32분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같은 날 오후 3시25분 제주교도소에 구금됐다. 이날은 토요일이었다.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시간은 체포된 때로부터 48시간인 상황에서 A씨는 토요일 변호인 접견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A씨는 체포된 날 오전과 낮 시간대 총 98분간 변호인과 접견했다. 변호인은 같은 날 오후 6시30분쯤 제주교도소에 체포적부심사 준비를 위한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으나 제주교도소는 이를 거부했다.
제주교도소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른 근무 시간이 아니며 △사전 예약도 하지 않았고 △체포적부심사가 휴일에 이뤄질 경우 수용자를 미리 법원에 출석시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사건 발생 시점에 적용된 옛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는 공무원의 근무 시간 중 '토요일은 휴무함을 원칙으로 한다' '공무원의 1일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제주교도소장은 "당시 19명의 교정직 공무원이 608명의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었고 변호인 접견을 실시하면 최소 2명 이상의 근무자가 필요한 사실을 고려해 불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 쟁점은 토요일 야간이라는 이유로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을 불허한 것이 미결수용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다.
헌재는 제주교도소장의 A씨 변호인 접견 불허 행위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헌법에선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당한 때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며 "체포 직후 신속하게 변호인을 접견하는 건 비단 체포적부심사청구뿐 아니라 수사 초기 대응 및 방어권 행사를 위해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적은 인원으로 다수 수용자를 관리하는 사정으로 변호인 접견을 불허했단 제주교도소장의 주장에 대해선 "제주교도소장이 A씨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변호인 접견을 실시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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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주말 야간이더라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가 더 중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변호인 접견을 불허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무원의 휴식 및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란 공익에 비해 제한되는 사익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변호인 접견을 불허한 행위는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A씨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