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에 대해 "비상계엄은 우발적 조치가 아니다"라는 항소 이유를 밝혔다. 법원이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도 '장기간 계획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한 부분을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받아보겠다는 것이다.
내란 특검팀은 27일 공개한 항소이유서에서 "이 사건 비상계엄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기획하며 장기간 준비된 것으로서 그 원상회복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의 독점·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특검팀은 "원심은, 피고인 윤석열이 2024년 12월1일경에 이르러 우발적으로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한 것으로 판단했는데, 이는 잘못된 사실인정"이라고 했다.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해선, "시골 모친의 집에 은밀하게 보관하던 중 압수된 피고인 노상원의 수첩 메모에는 이 사건 비상계엄 및 그 후속 조치와 관련된 단계적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며 "'민간인 노상원이 2023년 10월경 이전 어느 시점부터 늦어도 2023년 12월경까지 사이에 비상계엄 초기 구상·기획했고 그 초기 단계에서 기획·구상 내용 등을 직접 수첩에 기재해 뒀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내란죄 성립 및 '국헌문란 목적'에 관한 법리오해·사실오인의 잘못이 존재한다고도 봤다. 특검팀은 "원심은 피고인들의 국헌문란 목적의 내용을 오로지 '강압에 의한 국회 제압 목적'으로만 지나치게 한정해 판단함으로써 특검이 주장한 나머지 국헌문란 목적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거나, 이른바 5·18 내란 사건 등에서 정립된 비상계엄선포행위의 내란죄 성립 여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했다.
또 "죄책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고 강조했다.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에서 고려할 이유가 없는 연령(고령)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했는데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노상원 수첩' 외에도 비상계엄 준비 시기 내지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상당한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공소 유지 활동을 통해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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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을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이 맞다고 인정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헌법상 권한 행사로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고 사법심사 대상으로 보기도 어렵지만, 그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내란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팀의 공소 사실 대부분을 배척하고, 핵심 증거로 꼽히는 '노상원 수첩'에 대한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