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왜 안구해줘" 불길 뛰어든 소방관 6명 참변...범인 정체 '끔찍 반전'[뉴스속오늘]

"아들 왜 안구해줘" 불길 뛰어든 소방관 6명 참변...범인 정체 '끔찍 반전'[뉴스속오늘]

박효주 기자
2026.03.04 10:3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2001년 3월4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다가구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에 서부소방서 소속 소방관 6명이 순직했다. 당시 소방대원들은 집주인 요청에 그의 아들 최모씨(당시 32세)를 구조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변을 당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불을 지른 게 최씨였고 그는 이미 대피한 상태였다. 대한민국 소방 역사 중 가슴 아픈 사건 중 하나로 남은 '홍제동 방화'다.

"아들 안에 있다. 제발 구해달라"

당일 오전 3시47분 서울 서부소방서에 홍제동 다가구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서부소방서 소방관들은 진화 시작 5분여 만에 집주인, 세입자 가족 등 7명을 무사히 대피시켰다. 이때 집주인은 "아들이 안에 있다. 제발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소방관들은 주저 없이 불구덩이로 뛰어들어 내부를 훑었지만 어디에도 사람은 없었다. 열기와 유독가스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대원들은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집주인은 "우리 아들은 어디 있어요? 왜 그냥 나와요! 사람이 있는데 왜 그냥 나오냐고요"라며 울부짖었다.

6명의 대원은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거실, 아들 방, 안방, 주방, 화장실까지 더 꼼꼼히 수색했다. 이후 대원이 지하 보일러실 수색을 마치고 빠져나오는 순간 큰 굉음이 울렸다.

벽돌로 된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대원 6명은 그대로 매몰됐다.

매몰 대원들, 3시46분 만에 전원 구조했지만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현장에 있던 대원들은 매몰된 대원들을 구조하기 위해 잔햇더미를 치우기 시작했다. 구조 작업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을 때쯤 콘크리트 사이로 대원 1명의 얼굴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고 오전 5시쯤 현관 쪽에서 방수 작업을 하던 김철홍 대원이 매몰된 지 50분 만에 구조됐다.

오전 7시에는 마침내 건물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통로가 뚫렸다. 대원들은 바짝 엎드린 자세로 사방을 더듬으며 내부로 들어갔다. 돌조각을 치우면서 바닥을 기어 다니던 그때 매몰돼 있던 대원 한 명이 손에 닿았다.

오전 7시 34분 이승기 소방관이 구조됐고, 오전 7시 37분 김기석 소방관이 구조된 후 3~9분 간격으로 박준우, 박동규, 장석찬, 박상옥 소방관이 차례로 구조됐다.

매몰된 지 3시간 46분 만이었다. 구조된 대원들은 지하 보일러실 쪽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집주인 아들' 불 지르고 도주…동료 대원들 오열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매몰된 대원을 모두 구조했지만 남아 있는 대원들은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집주인 아들 최씨를 아직 못 찾아서다. 그러던 와중 병원으로 이송된 동료들이 의식을 못 찾고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해야 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구조작업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당일 오전 9시28분쯤 충격적인 이야기가 들려왔다. 순직한 대원들이 애타게 찾던 최씨가 친척 집에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있던 대원들은 모두 넋이 나간 것처럼 한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이 다음날 들려왔다. 최씨가 화재를 일으킨 범인이라는 소식이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갈무리

경찰에서 범행을 자백한 최씨는 사건 당일 새벽 술을 마시고 어머니와 심하게 다툰 뒤 홧김에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겁이 나 친척 집으로 도주했다.

최씨는 현주건조물 방화와 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989년경부터 정신질환으로 세 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전적으로 심신미약 등이 인정됐다.

이 참사는 소방관들 열악한 처우 개선의 계기가 됐다. 당시 소방관들은 오전 9시 출근해 24시간 동안 근무하는 2교대 근무 체제였고 방화복이 비싸다는 이유로 방수복을 입었다. 또 부상을 당해도 자비로 치료 후 보상을 신청해야 했는데 이마저도 전액 보상이 아니었다.

현재는 근무가 3교대로 바뀌었고 방수복이 아닌 방화복을 지급하고 있다. 경찰병원, 국군병원처럼 소방관을 위한 소방병원도 생겼다. 병원은 현재 시범 진료 중이며 오는 6월 정식 개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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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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