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관매직 의혹'으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첫 재판에서 일부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여사는 이날 검은 양복 차림에 마스크와 안경을 쓴 채로 법정에 출석했다. 함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드롬돈 대표, 최재영 목사,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도 공판에 출석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순서대로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했다.
김 여사는 2022년 3월 15일~5월 20일 이 회장으로부터 1억38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 등을 받고 사업상 도움과 맏사위 박성근 전 검사의 인사를 청탁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 전 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명목으로 265만원 상당의 금거북이와 세한도를 제공받았다는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함께 김 여사는 2022년 9월 8일 로봇개 사업가 서 대표로부터 사업 청탁 명목으로 3390만원 상당의 바셰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를 건네받은 혐의도 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국민의힘 공천을 청탁받고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작품 '점으로부터 No.800298'을 수수한 혐의, 2022년 6월 20일~9월 13일 최 목사로부터 디올 명품 가방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김 여사와 변호인은 "일부 물품을 수수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대통령 배우자로서 신중히 행동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지만 청탁 관계를 부인한다"고 했다. 이어 명품 목걸이에 대해서는 당선 및 취임 축하 선물이었다면서 목걸이와 브로치를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금거북이와 세한도와 관련해서는 "김 여사가 이 위원장에게 고가 화장품 선물한 적 있어 답례로 금거북이 등 선물한 것"이라며 친분 관계에 따른 사교적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계와 관련해서는 "구매대행을 의뢰해 받은 것"이라며 "어떤 청탁 등 받은 사실이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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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화백의 그림에 대해서는 김 전 검사에게 그림을 수수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부인했다. 김 전 검사는 1심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또 최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 가방은 선친과 친분을 내세운 몰카 함정이며 어떠한 청탁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금품 수수가 부적절하긴 하나 대가관계가 성립해야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한다"면서 특검 측에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더 자세히 특정해 달라고 했다.
한편 이 회장과 그의 변호인은 건강 상의 이유를 들며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으니 변론이 종결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최후진술에서 이 회장은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에 대해 "고령이고 범행을 자백하고 있지만 김 여사에게 금품을 주면서 부당한 사업상 이익을 취득하려 했다"면서도 "이 회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 주길 바란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 회장에 대한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 기일은 추후 지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0일 김 여사, 서 대표, 최 목사를 불러 증거 동의 여부를 정리하고, 오는 26일 이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