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 5부제도 시행

"날짜를 헷갈렸는데…"
8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청사 진입로로 들어서던 차량 한 대가 출입 제지를 받고 멈춰 섰다. 운전자 A씨는 "주차를 어쩌죠"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끝내 차를 돌려야 했다. 짝수일인 이날, 그의 차량 번호 끝자리는 홀수였다.
이날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기존 차량 5부제보다 강화된 2부제(홀짝제)가 시행됐다. 정부가 자원 안보 위기 단계를 '경계'로 격상하면서 시행된 조치로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홀수는 홀수일, 짝수는 짝수일에 운행할 수 있다. 세 차례 위반 시 징계하는 '삼진 아웃제'도 적용된다.
적용 제외 차량은 △전기차·수소차 △장애인 사용 승용차(국가유공자 차량·장애인 동승 포함) △임산부 및 유아(미취학 아동 동승) △대중교통 열악 지역 또는 편도 30㎞ 이상 장거리 출퇴근 차량 △대중교통 미운행 시간 출퇴근 차량 △기타 공공기관장이 운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차량 등이다.
시행 첫날 현장은 대부분 직원이 사전 공지를 숙지해 큰 혼란 없이 운영됐다. 날짜를 착각하거나 공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일부가 출입 제지를 받았지만 1시간 사이 3번에 그쳤다. 다만 홀수 차량을 상대로 2부제 적용 예외 대상 확인 절차 등이 이뤄지면서 차량 행렬이 다소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청사 관계자는 "날짜를 헷갈려 출입 제외 대상인 홀수 차량 번호를 단 직원이 오는 경우가 있다"며 "청사 안으로 들일 수 없어 다른 곳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방 외교부 청사에도 2부제는 혼선 없이 원활히 운영되고 있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혼란이 있을 거로 예상했으나 문제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부터 공영주차장에는 '승용차 5부제'가 적용됐다.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설치·운영하는 노상주차장과 노외 유료주차장 약 3만곳이 대상이다. 전통시장·관광지 인근 등 지역경제와 대중교통 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차장은 공공기관 판단에 따라 제외될 수 있다. 수요일인 이날은 번호 끝자리가 3번과 8번인 차량이 주차가 제한된다.
5부제 시행에 서울 도심 공영주차장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9시 세종로 공영주차장의 주차 가능 대수가 310대로 여유가 있었다. 인근 서울시청 주차장 진입로에는 5부제 시행과 관련한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고, 직원 한 명이 현장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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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으로 대중교통은 다소 혼잡했다.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 시민도 있었다. 2호선을 이용해 을지로입구역 일대로 출근하는 40대 오모씨는 "2부제 시행으로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사람이 많아 늦었으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지역 원유 시설 공격 여파로 원유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 위기가 본격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사실상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더라도 중동산 원유를 국내로 수송하는 데까지는 약 2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 에너지 수급 위기가 정상화하는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