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불송치 결정에 피해자 사망…국민청원·법왜곡죄 수사까지 확대

성폭행 불송치 결정에 피해자 사망…국민청원·법왜곡죄 수사까지 확대

박진호 기자
2026.04.20 11:16
2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경기 안산 단원구 10대 피해자 극단적 선택 사건과 관련한 수사팀 고발 사건 고발인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2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경기 안산 단원구 10대 피해자 극단적 선택 사건과 관련한 수사팀 고발 사건 고발인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성폭행 피해를 신고한 10대 아르바이트생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 뒤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담당 수사팀에 대한 법 왜곡죄 고발인 조사가 진행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서민위는 지난 12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과 수사팀을 법 왜곡죄로, 안선단원서장은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은 "수사권조정 등으로 경찰의 수사 능력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수사 결론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안산단원서는 안산시 단원구 한 주점에서 일하던 10대 A씨가 40대 사장 B씨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한 사건을 지난 2월 불송치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새벽 영업 이후 오전 11시30분쯤까지 이어진 가게 회식 자리에서 B씨가 술에 취해 항거 불능 상태인 A씨를 간음했다는 내용의 신고였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전후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이동한 점 △술자리에서 스킨십이 있었던 점 △헤어질 당시 배웅을 한 점 등을 근거로 항거불능 상태에서의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불송치 통보를 받은 뒤 사흘 만에 건물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대신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해달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이의신청서가 담겨있었다.

유족 측은 경찰 수사에 반발했다. 유족 측은 "경찰은 피의자 측에서 제출한 일부 CCTV와 일방적인 진술만을 근거로 충분한 조사 없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유족이 직접 확인한 CCTV 속 피해자는 정상적인 상태로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고, 명확한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직후 친구들에게 '죽고 싶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로 고통을 호소하는 정황도 존재한다"며 "경찰 공무원을 꿈꾸던 피해자가 꿈과 삶을 짓밟힌 채 세상을 등졌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 측은 최근 진상규명과 경찰의 수사 매뉴얼 개선 취지의 국민청원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성폭력 범죄 피해구제 강화와 성폭력 수사 매뉴얼 등 법령 개정 요청' 청원의 동의자 수는 이날 기준 5만4289명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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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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