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주가조작 라덕연 2심 다시 재판…CFD 주문도 시세조종 처벌 가능"

대법 "주가조작 라덕연 2심 다시 재판…CFD 주문도 시세조종 처벌 가능"

양윤우 기자
2026.05.20 11:41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전 호안투자컨설팅업체 대표/사진=머니투데이 DB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전 호안투자컨설팅업체 대표/사진=머니투데이 DB

대법원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 사건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2심은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한 주문은 시세조종 행위가 아니라고 봤지만 대법원은 CFD도 실제 상장주식 매매 주문으로 이어졌다면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2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라 전 대표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직접 상장증권을 사고판 것이 아니더라도 CFD 주문이 증권사를 거쳐 곧바로 상장증권에 대한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이어졌다면 구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CFD는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증권사와 가격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라 전 대표는 2019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미등록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며 수천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8개 상장기업 주식을 통정매매 등 방법으로 시세조종 해 7300억 원가량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객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등을 통해 대리 투자를 한 뒤 수익 일부를 정산금 명목으로 받아 약 1944억 원의 범죄수익을 취득·은닉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2월 1심은 라 전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465억 1000만 원을 선고하고 1944억 8675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2심은 라 전 대표의 형량을 징역 8년으로 대폭 낮췄다. 벌금은 1심과 같은 1465억 1000만 원으로 유지했지만 추징액은 1815억 5831만 원으로 줄였다.

2심은 시세조종 행위 자체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1심이 인정한 시세조종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세조종 혐의 계좌 중 라 전 대표 조직의 일임 투자자가 아닌 사람들의 계좌와 투자자들이 조직에 위임하지 않고 별도로 운용한 이른바 '뒷주머니 계좌'가 포함됐다는 라 전 대표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또 장외 파생상품인 CFD 계좌를 이용한 주문은 자본시장법상 시세 조종죄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자본시장법상 금지되는 시세조종 행위 대상은 상장증권과 장내 파생상품의 매매·위탁·수탁 행위"라며 "CFD는 장외 파생상품에 해당하고 그 기초자산을 8개 종목 주식으로 삼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심은 시세조종으로 인한 이익액이 50억 원 이상이라는 부분도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 등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규모도 1심보다 줄었다. 2심은 2022년 1월 4일 전 무등록 투자일임업으로 취득한 정산금 114억 1043만 원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일부 금액을 제외했다.

2심 "시세조종 범행으로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부양된 주가가 한순간에 폭락하면서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했다"면서도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킨 뒤 전격적으로 매도해 수익을 취하는 통상적인 시세조종 범행과 달리 이 사건 피고인 대부분은 주가 폭락 사태로 투자수익을 모두 상실했다. 주가 폭락을 직접적으로 유발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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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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