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촉법소년 등 소년범의 재범을 줄이기 위해 소년 전담기관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조기 치료·관리 체계를 추진한다. 성인과 소년을 분리해 보호관찰하고 정신질환·가정폭력·학업 이탈 등 비행 위험요인을 초기 단계부터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법무부는 9일 경기 안산 법무부 안산보호관찰소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촉법소년 등 소년재범률 감소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소년범을 성인 보호관찰 체계 안에서 함께 관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년 특성에 맞춘 별도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보호관찰을 받는 촉법소년은 2020년 703명에서 2024년 1535명으로 5년 사이 2.2배 늘었다. 소년원에 들어간 촉법소년도 같은 기간 51명에서 148명으로 2.9배 증가했다.
재범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보호관찰 대상 소년의 재범률은 12.3%로 성인 재범률 3.9%의 3배 이상이다. 법무부는 소년범죄가 단순한 일탈을 넘어 반복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비행 초기 단계에서 개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 실태분석 결과 촉법소년 보호관찰 대상자 중 음주 경험자는 53.4%, 흡연 경험자는 48.3%로 파악됐다. 정신질환이 있는 비율도 29.9%로 나타났다. 가출 경험은 34.4%, 가정폭력 경험은 12.7%, 학교폭력 가해 경험은 64.6%로 조사됐다. 법무부는 이런 개인적·가정적·학교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범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서울·광주·안산에서 시범운영 중인 '소년사법 통합기관'을 기반으로 소년 전담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보호관찰소에서 성인과 소년이 함께 관리되고 있다. 앞으로는 소년을 분리해 상담·치료·교육·지역사회 연계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법무부는 시범운영 성과를 토대로 오는 2027년부터 전국 확대를 추진한다.
조직 개편도 추진된다. 법무부는 현재 한시조직인 '소년범죄예방팀'만으로는 소년비행 정책을 총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부내에 '소년보호정책단' 신설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범죄예방정책국을 본부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장 인력도 늘린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소년보호관찰 담당자 1명이 맡는 대상자는 56명이다. OECD 주요국 평균 32명보다 많다. 법무부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소년보호관찰 인력 120명 증원을 추진한다.
독자들의 PICK!
소년범 관리 방식도 제재 중심에서 치료·재활 중심으로 바뀐다. 법무부는 모든 보호소년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위험군은 조기에 치료기관과 연계할 방침이다. 또 진단, 처방, 개입, 재활, 사후관리로 이어지는 이른바 'K-소년범죄예방' 프로세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야간 재범을 막기 위한 스마트워치형 감독장치도 확대된다. 소년보호관찰 재범 중 밤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 발생한 비율이 53%에 이른다. 법원이 야간외출제한 명령을 내린 소년을 대상으로 스마트워치형 장치를 활용해 감독을 강화하고 향후 일일 감독 인원의 7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시스템도 도입된다. 법무부는 소년 조사서, 심리검사, 보호관찰 기록 등을 분석해 재범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맞춤형 개입 방안을 제시하는 소년범죄 종합분석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동안 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에 비해 정책 추진 인프라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소년범죄를 제대로 예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체계를 마련하고, 소년의 복합적인 비행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K-소년범죄예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