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아들을 키워온 여성이 사고로 아들을 잃은 뒤 보험금 지급까지 거절당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10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을 사고로 잃은 후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불안해 상해보험과 사망보험이 포함된 상품에 가입한 간호조무사 A씨 사연이 전해졌다.
보험설계사는 법정대리인란에 본인 이름만 기재하면 된다고 안내했고, A씨는 별다른 설명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아들은 전동킥보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차량과 충돌해 중증 뇌손상을 입었고, 수개월간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졌다. A씨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대출까지 받았으나 장례 후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답변을 들었다.
보험사는 미성년자인 아들의 서면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사망보험 계약이 무효라고 설명했다. 친권자인 부모의 서명만으로는 부족하며, 부모가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는 사망보험은 미성년 자녀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해 특별대리인 선임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씨는 "가입 당시 설계사는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며 "자식을 잃은 슬픔조차 감당하기 벅찬데, 빚까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이 막막하다. 가입할 때 제대로 설명을 안 해준 보험 회사와 설계사 측에 책임을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우진서 변호사는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은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는 상법상 강행규정이 있어 해당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면 보험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설계사나 보험사가 계약 당시 이러한 절차와 법적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실제로 관련 내용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보험사 측의 책임을 인정한 판례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계약서 내용 등을 확인한 뒤 보험사와 설계사의 설명 의무 위반 여부를 검토해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