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가의 전과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의 명예훼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확정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소원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이로써 재판소원 시행 이후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모두 9건으로 늘었다.
헌재는 23일 지정재판부 평의 끝에 전과 보도로 명예훼손 손해배상책임이 확정된 KBS기자들이 재판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이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KBS 기자 2명은 사기 혐의로 수사중인 기업가 A씨가 과거 고위공직자와의 친분을 과시했던 행태와 A씨의 사기죄 전과 사실을 2023년 6월 TV뉴스와 인터넷 기사, 같은해 9월 다큐멘터리 방송 등을 통해 익명 보도했다.
A씨는 보도 내용이 허위사실 적시 또는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했다며 기자들을 상대로 각 12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1심은 기자 한 명에 대해서는 500만원의 배상판결을 내리고 다른 기자에 대해서는 배상책임이 없다고 봤다. 1심은 보도 4건 중 3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과거 전과 사실을 익명으로 공개한 부분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했다.
2심은 기자 둘 모두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두 사건을 모두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기자들은 지난 2일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다큐멘터리에서 전과 사실을 익명 보도한 것 역시 공직사회 신뢰에 관한 공적 사안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는 '공공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확정판결이 원고의 인격권을 언론의 자유보다 우선해 공론장에서의 언론 활동을 위축시키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헌재 관계자는 "전원재판부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민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공공의 이익'의 의미와 범위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전과사실의 익명 공개와 관련, 언론의 자유와 인격권을 비교할 때 고려할 기준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검토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소원 사건은 지난 3월12일부터 지난 22일 자정까지 총 1075건 접수됐고 이 중 916건이 각하됐다. 전원재판부 회부 결정은 이날 회부된 사건을 포함해 총 9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