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달러 바꾸기도" 환전소 수요 급증

"환율 덕분에 한국에서 쇼핑하기 좋아졌어요. 머무는 기간도 늘리려고 합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앞에서 만난 미국인 테일러(28)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월에도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이번에 환율이 더 올라 지난 여행 때보다 부담이 적어졌다"며 "100달러를 추가로 환전해 올리브영에서 쇼핑을 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명동 일대 환전소 앞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님이 몰릴 때는 환전소 밖으로 5~6명가량 대기줄이 생기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환전소마다 걸린 환율표를 비교하며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곳을 찾는 모습이었다.
명동 일대 환전소에서 달러는 1515~1525원 수준에 거래된다. 지난달 15일부터 1500원을 넘어 머무는 원/달러 환율 때문이다. 1500원대 환율 지속기간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11거래일을 넘어섰고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수준에도 가까워졌다.
대만인 관광객 앤드루 첸(32)은 "광장시장 인근 환전소에서 1531원에 환전해 일부 금액만 먼저 바꿨다"며 "환율이 좋아 며칠 더 머물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전상들도 관광객 환전수요가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대다수 손님이 외국인이지만 환차익을 얻으려는 내국인들도 사설환전소를 찾고 있다고 했다.
명동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A씨는 "다른 통화보다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확실히 많다"며 "관광객뿐 아니라 가지고 있던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고 오는 내국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많을 때는 긴 대기줄이 이어지고 하루 환전액이 1만달러를 넘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