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동문 변호사에게 유리하게 재판을 해주고 3300만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현직 부장판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김모 부장판사 측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모 변호사도 혐의를 부인했다. 정 변호사는 "공소사실이 정말 황당하고 허무맹랑하다"며 "단 1원도 제공한적 없고, 어떤 경제적 이익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준 300여만원은 김 부장판사의 배우자로부터 아들이 바이올린 수업을 받은 것에 대한 대가라고도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 편의 대가로 △배우자의 바이올린 교습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정 변호사가 법인 명의로 소유한 상가를 약 1년간 무상으로 제공받아 차임 상당 1466여만원의 이익을 취득하고 △교습을 위한 방음시설 등 공사비 1569여만원 상당을 정 변호사에게 대납하게 하고 △정 변호사로부터 현금 300만원이 들어있는 견과류 선물 상자를 1회 건네받는 등 합계 3392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방음시설 등 공사비 1569여만원은 김 부장판사에게 귀속되지 않은 것처럼 꾸며내기 위해 허위의 합의해제 서면을 작성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받는다.
김 부장판사는 한 지방 소재 법원에 근무할 당시 정 변호사가 대표인 법무법인의 항소심 수임 사건을 다수 맡았던 것으로도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21건 중 17건에 대해 1심과 달리 법무법인 측에 유리하게 형량을 감경해주는 등 재판에 대한 편의를 제공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장판사가 감형한 사건 중에는 음주운전, 마약, 온라인 도박 사이트, 보이스피싱 등 엄중한 처벌이 요구되는 사건도 포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정 변호사는 판결 결과를 예상하고 이에 맞는 성공보수를 의뢰인에게 요구해 이익을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석방을 조건으로 한 수천만원의 성공보수를 의뢰인으로부터 미리 받은 직후 김 부장판사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 부장판사는 해당 의뢰인에 대해 직권보석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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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동문 선후배 관계였던 이들은 부임 이후 사건이 고발되기 전까지 2년 동안 재판이 계속 중임에도 190여 차례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녁 식사 자리를 하는 등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당수 연락이 재판 관련 주요 경과 전후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3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았지만 주된 공여 부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인근 교도소 수용자들 사이에서 이들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토착 비리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