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금융범죄 수사 경험을 갖춘 현직 검사를 경제·반부패 수사조직 설계 작업에 투입했다. 이 밖에 검찰 차장·부장급 검사들을 상대로 지휘부 합류 의향을 타진하고 공개 인력 모집에 나서는 등 조직을 이끌 지휘부와 실무진을 채우는 인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민석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40기)가 전날 중수청 개청준비단의 수사실무기획과에 새로 합류했다. 수사실무기획과는 중수청이 어떤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수사할지 등에 대한 기준을 만드는 곳이다. 인력 배치 등 조직 구성도 진행하고 구체적 업무 절차도 설계한다.
김 부부장 검사는 경제수사팀과 반부패수사팀에 대한 설계를 총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두 팀은 기업·금융범죄와 공직자 부패 사건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검찰에서 수사가 이미 진행되는 사건과 광범위한 수사 노하우 등을 이어받을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세계은행(월드뱅크)에 파견돼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 부부장검사는 지난해에는 공공수사와 반부패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서 근무했다.
김 부부장검사의 합류는 중수청 준비 작업이 큰 틀의 조직 설계를 넘어 범죄 유형별 수사체계를 구체화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준비단으로서는 검찰의 직접수사 경험을 새 조직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옮기느냐가 핵심 과제다. 특히 금융·경제범죄 수사는 복잡한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기업 회계와 자본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문가가 초기부터 수사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수청이 지휘부를 구성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최근 중수청 준비단이 검찰 내 차장·부장급인 사법연수원 35~39기 검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중수청의 핵심 보직인 국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장은 중수청장과 차장 아래에서 사건 배당과 수사 방향, 인력 운영 등을 지휘한다. 준비단은 중수청이 담당하는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등 6대 범죄를 기준으로 별도의 국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5∼39기 중견 검사들은 남은 근무기간이 비교적 길고 수사와 조직관리 경험을 함께 갖춰 중수청의 중간 지휘부를 맡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검사장 막내 기수는 사법연수원 34기로 아직 검사장 승진자가 없는 35∼39기 검사들에게 중수청 국장직은 기존 보직보다 무게감 있는 자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면 이미 검사장에 오른 고위 간부들은 검사 신분을 내려놓고 신생 기관으로 이동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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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이 개청에 필요한 수사 인력을 제때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 조직과 인력을 그대로 넘겨받는 방식이 아니어서 별도의 지원과 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직 검사가 중수청으로 가면 검사 신분을 유지할 수 없고 행안부 소속 수사관으로 신분이 바뀐다.
다만 차장·부장급 검사들을 먼저 영입하고 후배 검사들을 팀장과 실무진으로 배치하면 기존 검찰의 수사 경험과 지휘 체계를 비교적 빠르게 이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급 지휘부가 먼저 정해져야 후배 검사들도 맡게 될 업무와 향후 커리어를 가늠하고 지원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 경험을 갖춘 간부와 실무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개청 초기 수사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수청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인력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준비단은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을 통해 법무부·검찰청 소속 검사와 직원을 대상으로 중수청 임용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설명회는 다음 달 5∼11일 전국 18개 검찰청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