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자녀의 양육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합의했던 남편이 5년 뒤 이혼 당시 약속대로 친권·양육권 변경을 요구받자 전 아내에게 과거 양육비까지 청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4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세 자녀를 둔 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남편의 외도로 5년 전 조정 이혼한 사연자는 전업주부였던 데다 출산 직후라 여러 여건이 어려워 당시 초등학교 1학년, 6살, 생후 6개월이었던 세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겼다고 밝혔다.
대신 조정조서에는 '5년 뒤 친권자와 양육자 변경 여부를 다시 협의한다'는 내용을 담았고, 자녀 양육비는 남편이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전남편과 함께 시부모 집에서 생활했고, 평일에는 시부모가 주로 양육을 맡았다.
이후 사연자는 아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한 뒤 취업해 경제적 기반을 마련했다. 아이들이 아플 때면 병원에 데려갔고 주말마다 면접 교섭을 하며 꾸준히 아이들을 만났다. 5년이 지난 현재 첫째는 초등학교 6학년, 둘째는 4학년, 막내는 6살이 됐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혔고, 경제적으로도 준비가 된 사연자는 전남편에게 5년 전 약속했던 친권과 양육권 변경을 요구했다. 그러나 전 남편은 친권 변경 대신 과거 양육비와 장래 양육비 지급을 요구하는 양육비 변경 심판을 청구했다.
사연자는 "이혼 당시 남편이 양육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합의했는데, 이제 와서 지난 5년 동안의 양육비까지 달라니 이럴 수 있나. 아이들이 엄마와 살고 싶다고 말하는데도 남편은 무시하고 있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류현주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한 번 정하면 변경할 수 없지만, 친권·양육권, 양육비, 면접 교섭 등 자녀들에 관한 사항은 여러 사정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이혼 조정 당시 남편이 양육비를 부담하고 사연자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협의했지만, 조정조서에서는 양육비가 없는 것으로 정했기 때문에 과거 양육비까지 지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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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장래 양육비는 달라질 수 있다며 "양육자 및 비양육자의 경제적 상황, 실제 양육 비용, 자녀 연령 등을 고려해 일정 양육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양육비 변경 청구를 했기에 법원 판단에 따라 사연자가 앞으로는 매달 일정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류 변호사는 조정조서에 '5년 후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 여부를 협의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친권과 양육권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당사자 간 협의에 의해 바로 아이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친권자와 양육자를 변경하려면 반드시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양육비 변경 심판청구서를 먼저 제출한 경우 '반심판 청구' 형태로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을 함께 신청하면 된다. 남편이 청구한 '본심판'과 사연자가 청구할 '반심판'이 하나의 사건으로 함께 판단이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류 변호사는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에는 자녀의 의사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고 짚었다.
그는 "자녀가 13세 이상일 때는 자녀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실무적으로는 13세 미만이더라도 의사 표현이 가능한 연령이라면 가사 조사, 양육환경 조사 등의 절차를 통해 법원 조사관이 아이와 대면해 의사 확인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와 4학년인 둘째의 경우 친권자와 양육자 결정 과정에서 본인의 의사가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막내는 아직 어리지만,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자녀들을 함께 양육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세 자녀 모두의 친권과 양육권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연자가 친권, 양육권을 확보하게 되면 전남편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 심판청구를 할 때 양육비 청구도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