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속도전 낭패
'빛의 속도' 형소법 개정 부작용 우려
부작용 해소 대안도 충분히 논의해야
세상의 많은 돈키호테들이 가진 행동력은 분명 본받을만하다. 특히 행동하지 않는 햄릿들을 보다보면 돈키호테들의 행동력은 더욱 빛난다. 햄릿들이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고 비판만 되풀이하다 일을 그르치는 걸 보면 답답하긴 하다. 다만 생각없는 돈키호테들의 행동은 오만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경계도 필요하다.
행동이 없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숙고없이 속도만 중요시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주가지수펀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 도입하다 낭패를 본 대표적 사례다. ETF는 분산투자라는 펀드의 장점과 실시간 투자라는 주식의 강점을 합친 상품이다. 위험성은 줄이고 접근성을 높였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넣는 순간 위험성이 커진다. 빚을 내지 않아도 2배, 3배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2배, 3배 손실도 가능하다. '단일종목'은 분산투자라는 개념까지 없앴다. 한 종목에 '몰빵'하는 펀드는 일반 주식과 차이가 없다.
일반적인 ETF 상품과 다르다 보니 변동성 확대를 비롯해 자금 쏠림과 이에 따른 시장 왜곡, 음의 복리 효과 등 부작용을 검증해야 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혹은 애써 외면했다. 급하니 체할 수밖에 없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급하게 준비했던 것은 맞다"며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하게 추진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는 사례가 또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사·기소 분리를 완성하기 위한 형소법 개정도 10월2일까지 마무리해야 했다. 데드라인에 맞추다 보니 급했다. 곳곳에 구멍이 보인다. 이전부터 충분히 논의했다고 하지만 실무적 논의는 이제 시작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검찰청 소속 마지막 검사 임용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소법이 개정된 건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빛의 속도'로 개정된 법은 '급하게' 도입된 상품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부작용을 해소하는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수십 년 동안 해왔던 제도를 지금 통째로 바꾸는 것이라 말끔하게 문제를 제거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되진 않을 것"이라며 "당연히 마찰이 있고 적응하는 데 시간과 비용,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지금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최대한 끌어내고 그에 대한 대비를 최선을 다해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덧붙였다.
정 장관 역시 "새로운 제도가 우리가 선의를 갖고 설계했지만 또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현장에서 어떻게 제대로 작동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예측하지 못했거나 예측의 범위를 벗어난 부작용과 문제점이 나온다면 신속하게 보완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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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전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다행이다. 7대 범죄에 한해 전건송치하도록 개별 법률 개정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대안을 만들고 실행하는 데에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빛의 속도'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때로는 '전면 재검토'로 여유를 찾을 필요도 있다. 한번 시행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 등이 햄릿처럼 오랜 생각을 거친 다음에 돈키호테처럼 빠르게 행동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