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가 '형제의 난' 12년만 법정대면…조현준 회장 "각자 갈 길 갔으면"

효성가 '형제의 난' 12년만 법정대면…조현준 회장 "각자 갈 길 갔으면"

오석진 기자
2026.08.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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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문(오른쪽) 전 효성 부사장 '강요미수' 혐의 관련 공판이 열린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이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현문(오른쪽) 전 효성 부사장 '강요미수' 혐의 관련 공판이 열린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이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재판에 출석해 "가능하면 이 재판을 통해서 각자 갈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만난 것은 2014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불린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이다.

조 회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부장판사 이성열) 심리로 이뤄진 조 전 부사장 강요미수 등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아직도 현문이가 재산때문에 이러는 건지 비리 폭로를 하려고 하는건지 감을 못잡겠다"며 "저희는 현문이가 원하는 대로 절연하고 끊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은 법정으로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은채 조 회장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조 회장도 고개를 약간 숙였다.

조 회장은 "성북동 집에 와서 패륜적인 언사를 했다는 것에는 아직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다. 조 회장 증언에 조 전 부사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기도 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아버지(고 조석래 전 명예회장)를 방문해 '독사같은 어머니 몸속에서 난 걸 후회한다. 지옥에 떨어트려서 죽을때까지 감옥에서 썩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며 "어머니께서는 혹여나 현문이가 집안으로 돌아올까 어릴때 같이 스키를 타던 사진도 집에 붙여두고 계셨는데 아버지가 너무나 충격받으셔서 사진을 다 떼 버리셨다"고 밝혔다.

검찰이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조 전 부사장 사이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자 조 전 부사장 측은 "증인이 직접 관여한 이메일이 아닌데 증인에게 기억을 환기시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증인에게 이메일을 제시해도 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검찰이 읽는건 안 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해당 이메일 내용에는 'HJ를 제압하고 충분히 겁을 먹게 해야한다'는 등의 내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과 관련해 긍정적 내용이 담긴 효성의 보도자료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저희를 계속 공격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 없었고 강압적 요구가 아니라면 저희 힘으론 자료를 낼 수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또 "고소·고발을 통해 현문이가 뉘우치게 할 수 밖에 없다. 효성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것도 충분히 성과를 거뒀으니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지는 반대신문에서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회장에게 "본인 불이익에 대한 내용이 있으면 협박이냐"고 물었고 조 회장은 "마피아 집단이라든지 박살을 낸다든지 하는 내용이 담긴 문구를 보면 겁이 안 나겠나"라고 대답했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조 전 부사장이 박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의 조언을 받아 비상장주식 매입 등을 요구하며 자신을 협박했다며 공갈미수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조 회장을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배우자가 외도했다는 소문이 돌자 이를 조 회장 측이 유포했다고 의심했고 이후 퇴사해 가족과 갈등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조 전 부사장이 2014년 효성그룹 계열사 대표를 비롯해 장남인 조 회장 등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시작됐다. 이후 그는 효성가와 멀어졌지만 고(故) 조 전 명예회장은 유서를 통해 조 전 부사장에게도 유산을 상속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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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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