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산을 달리는 러너를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공용 샤워장이 이 일부 이용객의 몰지각한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30일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에 따르면 남산 러너 샤워장 남성 샤워부스에서는 지난 1월과 7월 각각 한 차례씩 이용객이 대변을 보고 간 사례가 발생했다.
남산 러너 샤워장은 서울 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생활밀착형 운동시설' 확대 정책의 하나로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남산이 레저·관광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운동 전후 무료로 씻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샤워장을 마련했다.
시는 지난 1월 샤워부스 내 부적절한 이용 사례를 처음 확인한 뒤 남녀 샤워실 내부에 '공용 샤워실 이용 질서 준수 요청' 안내문을 붙였다.
시는 안내문에서 "최근 드라이기 분실이나 샤워 부스 안에 대변을 보는 심각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다른 이용자에게 큰 충격과 불편을 주며 공용물품 제공 중단 등 운영 제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반년 뒤인 지난달에도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면서 서울시도 난처해진 분위기다. 두 차례 모두 남성 샤워장에서 발생했지만 동일인의 행동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겨진 오물은 결국 현장 관리 직원들이 직접 치워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아마 샤워장에 들어왔다가 갑자기 급한 상황이 생겼던 것 같다"며 "샤워 공간을 일일이 감시할 수는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안내와 계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산 샤워장을 이용하려면 중부공원여가센터 입구에서 수기로 이름과 입장 시간을 작성한 뒤 QR 인증까지 거쳐야 한다. 다만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샤워 부스가 1인용 개별 공간으로 조성돼 있어 각 부스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까지 확인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길이나 공원 등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본 뒤 이를 치우지 않을 경우 경범죄 처벌법상 '노상방뇨 등'에 해당해 범칙금 5만원이 부과될 수 있다. 지난 10월 개장 이후 이달 27일까지 남산 샤워장 이용객은 1만 2862명으로 집계됐다.